대구 44개 시민단체·진보정당, ‘한국게이츠 공장 정상화’ 대책위 발족

"한국게이츠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해달라"

13:17

대구 지역 진보정당과 시민사회단체가 한국게이츠 공장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연대 투쟁에 나선다.

15일 오전 11시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등 39개 시민사회단체와 5개 진보정당(정의당, 기본소득당, 노동당, 녹색당, 진보당)은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게이츠 공장 정상화를 위한 대구지역범시민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이들은 “흑자 경영에도 공장 폐쇄, 집단 해고를 진행하는 한국게이츠 사례는 코로나19로 인한 장기 침체와 경제 위기를 운운하며 노동자의 생존과 지역 경제를 망가뜨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노동자의 피땀으로 지역 우량기업으로 일궈온 공장을 폐쇄한다는 통보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노동자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는 자본의 횡포를 즉각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백현국 대구경북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어제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정책으로 160조를 들여 2025년까지 일자리 150만 개를 만든다고 했다. 지금 대구에는 그렇게 바라마지 않던 일자리를 한순간에 내팽개친 게이츠가 있다”며 “자본의 사회적 가치는 바로 일자리를 창출한 거다. 블랙스톤은 자기들의 책무인 일자리를 오히려 없애고 있다. 노동자의 생존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꼬집었다.

채붕석 금속노조 한국게이츠지회장도 “회사는 자신을 위해 폐업을 결정해놓고 노동자에게 희망퇴직을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 31년 동안 고용을 유지시켜줬으면 감사한 것 아니냐고 한다”며 “투기 자본, 먹튀 자본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와 정부가 나서주길 바란다. 한국게이츠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채붕석 금속노조 한국게이츠지회장

이날 홍의락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자신은 페이스북에 한국게이츠 사태를 언급하며 “첫날부터 계속 확인, 노력하고 파급력이 크지 않도록 대책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게이츠 본사와 소통 창구를 모색하는 한편, 한국게이츠 협력업체 51곳 중 9곳이 대구 소재인 것으로 파악하고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대책위는 대정부 면담, 지역 토론회 등 여론 조성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들은 오는 17일 오후 2시 대구시의회에서 ‘한국게이츠 문제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또, 금속노조 한국게이츠지회는 16일부터 청와대 농성을 시작한다.

미국에 본사를 둔 게이츠는 코로나19를 이유로 지난 6월 26일 달성군 소재 한국게이츠 사업장 폐쇄를 통보했다. 한국게이츠는 지난 6일 희망퇴직 공고를 내고, 오는 20일까지 신청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게이츠 지분은 미국게이츠(51%)와 일본니타(49%)가 갖고 있다. 미국게이츠 최대 주주는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이다. (관련기사=멈춰 선 공장 지키는 한국게이츠 노동자들…협력업체 51곳 6천여 명 고용불안(‘2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