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에 거주하는 주민 중 대구시 긴급생계자금이나 정부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최소 10%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쪽방상담소가 진행하는 현황 조사에서 응답자 중 28%가 대구시 긴급생계자금을 못 받았고, 11%는 정부 재난지원금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된다. 대구시는 다른 복지재원을 활용해 이들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했지만, 2차 지급을 준비 중인 긴급생계자금에선 여전히 이들에 대한 지원이 공백으로 남을 전망이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지난달 30일 논평을 통해 대구시가 쪽방 주민들의 재난지원금 수령 실태를 조사해서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쪽방상담소가 쪽방 거주 주민 349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설문에 응답한 129명에 확인한 결과,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한 사람은 14명(11%), 긴급생계자금을 받지 못한 인원은 36명(28%)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쪽방상담소에 따르면 상담소는 쪽방 거주자 349명의 연락처를 확인해 일일이 이들의 지원금 수령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6월 넷째 주 기준으로 129명에게 연락이 닿았고, 현재도 지속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장민철 대구쪽방상담소장은 “전화번호 확인 안 되는 사람은 현장 가서도 확인하고 있다”며 “2차 지원을 한다고도 하는데 많지 않은 이분들에 대한 지원책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여야 한다는 충족 기준이 있는 대구 긴급생계자금 뿐 아니라 전 국민에게 지급한 정부 재난지원금도 받지 못한 이들이 있는 건 지원금이 세대 기준으로 지급되기 때문이다.
장민철 소장은 “쪽방 거주자 상당수가 가족과 인연이 끊어진 채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실제 가족들 중 누군가 신청을 해서 받으면 기록상 같은 세대로 묶여 있는 이들은 실제 상황과 상관없이 받을 수가 없다”고 전했다.
일단 대구시는 적십자사와 연계해 이들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한 상태다. 대구시 보건복지국에 따르면 자활 의사가 있는 거주민 70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 50만 원씩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을 적십자사가 쪽방상담소에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권영진 시장이 언급한 2차 생계자금도 세대 기준으로 지급하는 게 기본적인 골자여서, 모든 시민에게 지급하더라도 쪽방 거주민 들 중에는 상당수가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쪽방 거주민 중에는 거주불명자도 상당수여서 정부처럼 이들에 대한 별도 지급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지원할 수 없게 된다. 정부는 지난달 거주불명자에 한해선 가까운 주민센터를 통해서 재난지원금을 신청하고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정의당은 “꼭 필요한 사람들이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구시의 즉각적이고 충분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쪽방주민을 포함한 노숙인, 거주불명자, 이주민 등 취약계층의 지원금 수령 현황을 일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 63%(83명)의 응답자가 정부의 공적일자리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이에 대한 대응조치도 필요하다”며 “코로나19 민생위기로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인 취약계층에게 대구시의 선제적이고 실효적인 대응을 다시 한 번 당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