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계속되는 상황을 고려해 2020년 퀴어 축제를 비대면·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조직위는 24일 전체회의를 통해 퀴어축제 개최 여부, 개최 시 개최 방식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온라인 방식 축제 개최를 확정했다. 조직위 회의 참가자들은 이태원 클럽 사건 이후 성소수자 혐오가 전반적으로 고조되는 상황에서 대안적 의미를 담은 축제 개최 필요성도 크다고 뜻을 모았다.
또한 회의 개최 전 퀴어 단체 사전 의견 수렴 결과 축제에 대한 갈증이 확인된 점, 일부 기독교계가 성소수자 혐오 분위기를 조장하는 가운데 이에 맞서 차별금지법 제정에도 힘을 실을 필요가 있는 점도 고려했다.
조직위는 7월 초 대구퀴어축제 온라인 개최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으로 축제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조직위는 하반기에 축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성소수자 당사자 의견 청취 결과 코로나19 상황에서 성소수자는 더욱 고통받고 상처받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이들에 대한 지지가 필요하다”며 “역사적 의미가 있는 대구퀴어축제를 대안적 방식을 마련해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처음 시작한 대구퀴어축제는 올해 12회 개최를 맞는다. 대구퀴어축제는 서울 이외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퀴어축제다. 2014년 축제부터 기독교 단체가 본격적으로 반대 움직임을 보였고, 이 때문에 사전 기획된 퍼레이드를 마치지 못하는 경우도 생겼다. 교회 장로가 투척한 인분에 참가자들이 맞는 사건도 생겼다.
2014년 대구시설관리공단이 축제 장소 대여 불허, 2015년 대구 중구청의 장소 대여 불허, 경찰의 집회 행진 금지 처분 등 행정기관의 비협조에 맞닥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대구퀴어축제는 개최를 거듭하며 당사자 참여 확대 등 행사 규모가 확대되며 성장했고, 미 대사관도 부대행사에 참여하는 등 행사의 위상도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