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대회 준비 학생 사망 후, 개편안 나왔지만···”허울 뿐” 지적도

경주S공고사망사건대책위, "기능반 폐지해야" 지적

18:02

기능대회를 앞두고 경주S공고 기능반 학생이 사망한 사건 이후 교육부와 고용노동부가 기능대회 개편안을 발표했다. 22시 이후 야간교육 금지, 기능반 학생 정규수업 참여 의무화 등 내용을 담고 있지만, 기능반을 폐지해야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24일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앞으로 학생 건강권과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기능대회를 개편한다고 밝혔다.

개편안에 따르면 경쟁 구도 완화를 위해 기능대회 과제를 문제은행 방식으로 전환하고 2년 단위로 문제를 사전에 공개해 특정 과제에 대한 반복 훈련을 지양한다.

전국대회 참가 자격은 기존 지방대회 1~3위 입상자에서 지방대회 우수상 입상자(종목당 1~4명)로 확대한다. 시도별 종합 순위 발표는 폐지하고, 입상자 상금은 축소하되 연수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단계적으로 지방대회와 전국대회를 통합하고 대회를 방학 기간으로 조정해 학습권 보장에도 나선다.

기존 기능반을 동아리 체제로 바꾸고, 동아리 운영은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과 방과 후로 제한한다. 학생은 정규수업에 반드시 참여해야 하며, 22시 이후 야간 교육, 휴일 교육, 합숙 교육이 금지된다.

▲기능대회 개편안

이에 경주S공고故이준서학생사망사건진상규명과직업계고등학교기능반폐지를위한공동대책위원회는 “이준서 학생 사망 78일 후에 나온 허울뿐인 개선안에 분노한다”며 “기능반을 폐지하고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하라”고 밝혔다.

공대위는 “직업계고등학교 학생을 계속 메달 경쟁에 내몰겠다는 것이다. 기능반을 동아리라고 부른다고 달라지지 않는다”며 “학습권과 건강권도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8일 경북 S공고 기숙사에서 기능반 3학년 학생 이준서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타살 혐의를 발견하지 못해 사건을 종결했던 경찰은 이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기능대회 출전 압박 때문인지 진상을 밝혀달라는 유족 요청에 같은 달 22일 내사에 착수했다.

유족은 이 씨가 원치 않는 기능대회 준비를 강요받아 기숙사 생활을 하던 중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학교 측은 기능대회 출전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