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의락 경제부시장 제안에 대구 민주당 내에서도 ‘이견’

“지역 중소기업 현안 풀어내는 좋은 역할 할 수 있을 것”
“지금 같은 제안 방식 안 돼···공식적인 제안과 실권 있어야”
“무능한 행정 희석하는 역할밖에 안 될 것, 거부해야”

18:29

권영진 대구시장이 홍의락 전 국회의원에게 경제부시장직을 제안한 것을 두고 지역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민주당 대구 광역·기초의원들로 구성된 ‘파랑새’에서도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민주당 출신으로 유일한 재선인 김혜정 대구시의회 부의장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부의장은 “반대하는 분들도 있지만 시민들에게 봉사하는 측면에서 경제부시장으로서 역할을 하는 건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지금까지 부시장들이 현장 행정을 잘 안 했는데, 홍 의원께서 현장 소리를 듣고 반영해서 지역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을 풀어낼 수 있는 적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당내에선 2년이란 시간으로 성과를 낼 수 있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취수원 이전이나 군 공항 이전 성과를 내야 인정받을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도 한다”며 “하지만 그건 경제부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시장과 12명 국회의원 역할이 중요하다. 경제부시장은 지역의 어려운 중소기업인들의 현안 청취를 해서 행정에 반영하는 게 중요한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남칠우 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직급은 맞지 않지만, 진짜 어려운 대구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대구 경제를 위해 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이진련 대구시의원은 단호하게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 의원은 “개인으로서 홍 의원이 선택하는 건 왈가왈부 하지 않겠지만 민주당 인사로서 선택된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 사람으로서 고민을 해야 한다”며 “권영진 시장이 민주당과 연정 생각이 있다면 당정협의회를 활성화해야지 이런 식은 맞지 않다. 무능한 행정을 희석하는 역할밖에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성과를 낼 수 없는 구조다. 이미 선례가 있지 않나. 물기술인증원 유치나 추경예산 편성에 민주당이 얼마나 큰 노력을 했나. 그런데 끝나고 나서 그 공이 다 어디로 갔나?”며 “이런 구조에선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거다. 경제부시장 자리가 인사권이 있는 것도 아니다. 설령 전권을 준다고 해도 그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 유야무야 2년이 금방 흘러가 버릴 것”이라고 전했다.

김동식 대구시의원도 큰 틀에선 경제부시장 역할을 민주당 인사가 맡는 것에 동의하지만 지금과 같은 논의 방식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권 시장이 민주당과 협치를 전제로 해서 지금이라도 당에 공식 제안을 해주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민주당이 대구 행정을 책임지는 역할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의미는 있을 것”이라고 공식적인 제안과 절차를 강조했다.

김 의원은 “홍 의원 입장에선 들어가는 순간 민주당과 통합당 양쪽에서 욕먹을 수밖에 없는 자리인데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조건이라도 만들어줘야 한다”며 “적어도 대구시 경제 부서 인사권과 예산 집행권도 일부 담보되어야 한다. 의회에서 지켜보면 부시장이라고 해도 인사권이 없어서 실무 부서에서 영이 안 설 때가 많더라”고 덧붙였다.

대구시 공직사회는 일단 긍정적인 분위기가 많다. 한 간부 공무원은 “대구가 어려운 상황에서 중앙과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인사라고 생각한다. 내부적으론 긍정적인 평가가 많은 거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간부 공무원은 “홍 의원이 청년 창업에 열정이 많고, 기업인 출신이라 장점이 있다고 본다. 대구 경제가 돌파구를 마련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과 홍 의원이 서로 장점을 잘 살려 시너지를 낸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