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9일 열린 코로나19 극복 대구광역시 범시민대책위원회 6차 회의에서 2차 긴급생계자금을 모든 시민에게 지급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선 구체적인 재원 마련 대책은 없다. 이승호 경제부시장은 10일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지난 9일 범시민대책위 회의에서 “대구시에서 1차보다 적게 드리더라도 2차 생계자금을 준비해야겠다. 다음번에 드릴 때는 모든 시민에게 골고루 드리는 형태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권 시장은 “이번 일로 적게 주더라도 모든 시민에게 줘야겠다고 뼈저리게 느꼈다”며 “9, 10, 11월엔 정말 생계 지원이 필요한 분들이 없을까 생각하면 그때 대책도 세워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권영진, “2차 생계자금 모든 시민에게 드리도록 준비”(‘20.6.10))
권 시장의 말대로 대구시 모든 시민에게 2차 생계자금을 지급하려면 최소 1,000여억 원에서 최대 2,500억 원 가량이 필요하다. 가구당 10만 원씩 대구시 108만 가구에 지급할 경우 최소 1,008억 원이 필요하고, 240만으로 추산되는 시민 1인당 10만 원씩 지급하면 약 2,500억 원이 필요하다.
적지 않은 예산이지만, 이를 권 시장이 말한 대로 9월 무렵부터 지급하려면 7월로 예정된 임시회에 추경안이 처리되어야 한다. 임시회는 7월 14일부터 예정돼 있다. 그렇지 않으면 지난 1차 긴급생계자금처럼 8월 중 원포인트 회의를 열어야 한다. 대구시의회 회기 일정을 고려하면 원포인트 회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대구시와 시의회에서는 7월 임시회를 미룬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문제는 예산 마련이다. 이미 지난 1차 긴급생계자금을 마련하면서 여러 사업을 취소하거나 일부는 기금에서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 3월 대구시는 자체적으로 3,270억 원을 마련해 긴급생계지원에 나섰다. 당시 3,270억 원을 마련하기 위해 축제나 행사를 취소하고, 보조금 삭감, 신청사 건립기금, 재난·재해구호기금 등을 활용했다.
2차 생계자금도 같은 방식으로 마련해야 하는데, 여차하면 권 시장 공약 사업 예산을 건드려야 할 수도 있다. 현재로선 대구시만 추진하는 생계자금이어서 국비를 받을 수 있는 여건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하반기에도 지급 필요성이 대두될 수 있는 생계자금 이슈를 권 시장이 선도적으로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승호 경제부시장은 10일 대구시 기자실을 찾아 “대구에서 상인들이나 기업인들을 만나보면 올해 하반기에 더 어려움이 닥칠 것으로 예상한다. 기업이 어려우면 노동자들이 어렵지 않겠느냐. 이런 차원에서 2차 긴급생계자금을 지급하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은 10일 <뉴스민>과 통화에서 “의회는 1차 생계자금을 지원할 때도 전 시민에게 지급하는 방안이 옳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했었다”며 “대구시에서 예산 마련을 해온다면 긍정적으로 지원할 생각이고, 예산 마련에도 동참할 뜻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