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교통 택시노동자 전원 고용승계키로···고공농성 10일 종료

17:29

경산시민협동조합택시가 민주노총 소속 택시노동자 30명 전원을 고용 승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9일째 진행 중인 24m 조명탑 위 택시노동자 고공농성도 10일 마칠 예정이다.

민주노총 경북본부 경산지부는 9일, 민주노총 조합원 30명이 협동조합과 근로계약서 작성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존 택시 법인인 경산교통이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사직서를 먼저 쓰면 협동조합이 고용 승계를 하지 않을 수 있다며 사직서 작성을 거부했다.

9일 이들은 경산시 관계자가 입회한 자리에서 사직서와 근로계약서를 함께 쓰는 방식으로 합의했다. 30명 중 16명은 이날 택시 배차가 완료됐다. 협동조합은 차량 부족 문제로 당장 배차를 할 수 없는 14명에 대해서는 19일까지 신차를 마련해 배차를 마치기로 했다.

최기석 민주노총 경산지부 조직부장은 “고용 불안을 무기로 임금소송 관련 포기 동의서를 들이밀었지만, 노동자가 단결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라며 “벼랑 끝에 몰린 노동자가 고공농성을 통해 투쟁 승리를 이끌어냈다”라고 말했다. 임금소송이란, 지난해 4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소정근로시간을 줄여 최저임금을 맞추는 택시 업계 관행이 탈법이라는 판결 후 실제 근로시간에 맞는 임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이다.

협동조합 관계자는 “서로 같은 직원들끼리 서로 양보해서 문제를 잘 해결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일 택시 노동자 박상태(58) 씨는 집단해고 해결, 경산교통의 협동조합 면허권 환수 등을 요구하며 조명탑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