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가 경상북도 기능경기대회가 시작된 날 경주 S공고 기능반 학생 사망 사건 진상 규명과 기능대회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8일 오후 2시 ‘경주 S공고 故이준서 학생 사망 사건 진상규명과 직업계고등학교 기능반 폐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기능대회가 열리는 구미시 금오공업고등학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능대회 중지를 요구했다.
대책위는 S공고 이준서 학생이 코로나19로 인한 등교 중지 시기에도 기능훈련을 해야 하는 압박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기능대회 입상이 기능반 학생의 취직을 위한 ‘기본 스펙’처럼 되면서 ‘죽음의 경쟁’에 내몰린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기능대회 준비 동안 학생은 신체 한계에 달할 정도의 강도 높은 훈련을 반복한다. 메달 따는 기계가 되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99%의 학생은 버려진다. 10년간 전국 기능대회 입상자 중 1,470명이 대기업에 입사했다. 참가자는 매년 약 5천 명인 걸 보면 미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능반 학생은 일반 수업을 빠지게 돼 기초학력이 부족하고, 이 때문에 대학에 진학해도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라며 “기능대회에는 선발 기능만 있지 교육 기능은 없다. 기능대회를 중지하고 기능반 폐지를 포함한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4월 8일 S공고 기숙사에서 기능반 3학년 학생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타살 혐의를 발견하지 못해 사건을 종결했던 경찰은 A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기능대회 출전 압박 때문인지 진상을 밝혀달라는 유족의 요청에 같은 달 22일 내사에 착수했다. 유족은 A 씨가 원치 않는 기능대회 준비를 강요받아 기숙사에 생활하던 중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학교 측은 기능대회 출전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사망 사고 이후 5월 13일 전국 단위 6개 단체(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권리찾기유니온 권유하다, 현장실습피해자 가족모임, 노동건강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학부모회)와 경북노동인권센터 등 지역단위 단체 45개가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경상북도는 6월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구미 금오공업고등학교 등 도내 9개 경기장에서 경상북도 기능경기대회를 개최한다.
기능대회는 경상북도가 주최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 경북지사가 주관하는 대회로, 1966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이번 대회는 포항, 경주, 안동, 구미, 영천, 상주, 청송 등 7개 지역의 9개 경기장에서 종목별로 분산해 열리며, 자동차정비 등 47개 직종에 465명(고등학생 390, 대학생 6, 일반 69)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대회 입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이 수여되며 오는 9월 전라남도에서 열리는 ‘제55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 경북 대표로 참가할 수 있는 자격과 기능사 자격시험 면제 혜택 등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