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정의당은 장혜영 국회의원 당선인을 위원장으로 13명이 참여한 혁신위원회를 출범했다. <뉴스민>은 혁신위원으로 선임된 장태수 대구시당 위원장과 엄정애 경산시의원에게 정의당 혁신 방향을 물었다. 두 혁신위원의 말을 종합하면 “민생 사각지대 문제 해결에 나서 시민들에게 공감을 얻는 진보정당”이 정의당 혁신 방향이다.
장태수 위원은 대구 서구의원 3선을 지냈고, 21대 총선 대구 서구에 출마해 낙선했다. 7번의 선거 중 6번(2002년 서구의원 선거는 정당공천제 없이 치렀다)을 진보정당 후보로 출마했다.
장태수 위원은 “정의당만이 아니라 정의당을 넘어서는 진보정당, 진보정치의 역할, 시민들한테 공감을 얻기 위해 혁신위원으로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 위원은 “총선 실패를 한정하지 않고, 짧게는 정의당 7년, 길게는 진보정당 20년 과정에서 왜 시민들한테 안정적인 신뢰를 받지 못하는지 성찰하고, 우리 사회에서 배제된 사람들에게 혁신의 결과물이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장 위원은 연동형비례대표제로 대표되는 선거제도 개혁에 집중했던 정의당이 21대 총선 이후 지역구 선거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상황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 위원은 “선거법 개정을 통해서 정의당이 사회적 힘을 가져오자고 했는데, 끝나고 나서 갑자기 지역에서는 당선자가 거의 없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지역을 강조하면서도 일관되지 않은 이야기가 나온다. 지역 정치인을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와 지역구 선거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엄정애 위원은 3선 경북 경산시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엄 위원은 “현재 정의당은 진보정당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의당은 민주당처럼 모든 정책을 정교하게 만들 수 없다. 코로나19로 치면 방역이 잘 됐다고 하는데 여전히 사각지대가 있다”며 “이런 사각지대를 찾아서 의제화하는 게 정의당의 역할이다. 그동안 정의당이 할 수 없어서 못한 게 아니라 관심이 없어서 못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엄 위원은 “지방의원이나 현장으로부터 목소리를 듣고 의제화, 제도화하는 역할을 정의당이 해야 한다”며 “당이 20대 전략을 내세웠는데, 20대의 삶만 바뀐다고 차별과 불평등 문제가 사라지는가. 노인 빈곤 문제는 누가 대변할 것인가. 어려움이 있는 곳으로 정의당이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엄 위원은 “정의당이 집권을 이야기하지만, 촘촘하게 민생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 정의당에게 기회가 온다. 그러면 시민들이 우리를 원할 것인데, 우리가 아니니까 사람들이 돌아선 것”이라며 “기초의원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서 국회의원 비례대표까지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임한솔 전 서대문구의원 같은 사태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두 혁신위원 합류에 기대를 내비쳤다. 김 교수는 “민생, 풀뿌리 정치가 진보정당에 중요하다. 그러나 실제로 꾸준히 시민들과 민생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충분치 못한 것 같다. 이번 총선 때도 장태수 위원은 생계자금의 사각지대가 없는지 조사하러 다녔다. 굉장히 인상깊었다”며 “민생 문제 해결에 있어 장태수, 엄정애 위원은 큰 장점을 갖고 있다. 정의당 혁신 방향에 기대하는 대목이다”고 말했다.
장태수 위원은 21대 총선 예비후보 시절 서구 소재 자영업자를 직접 만나 코로나19 피해 지원 사각지대가 없는지 실태조사를 벌였다. 엄정애 위원은 지난 3월 코로나19 감염으로 오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사망한 고 정유엽(17) 씨 부모와 함께 진상규명을 위한 대책위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의당 혁신위는 8월 말께 열릴 대의원대회에 새 지도부 출범을 위한 혁신안을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