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총장 선거권 두고 교수회-총학·비정규교수 갈등 심화

총장 선거 시행세칙 정하는 교수회 평의회 무산

18:24

경북대 총장 선거를 앞두고 정규직 교수들과 학생, 비정규직 교수 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21일 정오 경북대 교수회는 글로벌플라자에서 평의회를 열어 총장 투표 반영 비율을 교원(정규직 교수) 80%, 직원 15%, 학생 5%로 하는 세칙을 안건으로 상정했으나 반발로 무산됐다.

▲21일 정오, 경북대학교 글로벌플라자에서 교수회 평의회가 열렸다

총학생회는 학생 투표 반영 비율이 지나치게 낮고,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경북대분회는 강사(비정규직)에게 투표권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문우현 경북대 총학생회장은 “지금 세칙이 이대로 통과가 되면 앞으로 다시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학생 투표 반영 비율을 지금보다 더 높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시활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경북대분회장은 “강사를 원천적으로 투표에서 배제하는 상황이다. 앞으로 총학생회와 투쟁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며 “학내 합의가 되지 않는 상황이니 이제 효력정지 가처분 등 법적 대응 방법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북대 교수회는 총학생회 반발로 평의회가 무산되자, 서면으로 총장 선출 시행세칙을 의결하기로 했다.  박만 경북대 교수회 의장은 “현재 평의회가 온라인 서면 심의 의결 중”이라며 “(투표 반영 비율은) 교수 80%, 직원 15%, 학생 5%이다”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회 평의원은 “서면 의결 방식은 잘못됐다. 감염병 상황에서 단순한 사안은 서면 의결 한 전례가 있는데, 이번 사안은 서로 다른 의견이 있고 갈등이 있는 상황이라 다르다”라며 “논의를 제대로 해보지 않고 서면 결의는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현행 경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 규정상 선거인 종류별 투표 반영 비율은 교원 80%, 직원 15%, 학생 4%, 기타 1%이다. 세칙이 현재 안건대로 제정되면 학생 투표 반영 비율만 1% 오르게 된다.

이 세칙을 적용하면 교원이 1,000명, 직원이 1,000명, 학생이 10,000명이고 A 총장 후보자에게 투표했을 때, A 후보는 교원으로부터 800표, 직원으로부터 150표, 학생으로부터 500표를 받는 셈이다. 구성원 비율과 무관한 득표 반영 비율 때문에 반발이 나오고 있다.

총학생회는 학생 득표 반영 비율을 4%에서 25%로 올려야 한다고, 직원·조교 단체는 15%에서 40%로 상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경북대는 지난 1990년부터 교수들이 참여하는 총장 직선제를 시행하다 2012년 교육부 방침에 따라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학칙을 개정하고 2014년 총장임용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간선제로 총장 후보자를 선출했다. 당시 1순위 김사열 후보, 2순위 김상동 후보를 교육부에 추천했지만, 교육부가 임용을 거부하는 등 갈등을 빚다가 2016년 10월 2순위 후보자인 김상동 교수를 임용했다. 이후 학내외에서는 2순위 후보 임용에 대한 비판과 함께 간선제 총장 선출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경북대 교수회 평의회는 2017년 11월 차기 총장 선거를 직선제로 치르기로 규정 개정을 결정했다. 직선제로 선회함에 따라 직선제 선거를 위한 시행 세칙도 제정도 필요하게 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