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댐 상류 왜가리 집단 서식지에서 벌어진 폐사에 질병이나 중금속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환경단체는 경북 봉화 영풍석포제련소의 중금속 오염이 왜가리 집단 폐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해왔다.
13일 대구지방환경청(청장 정경윤)은 안동댐 상류 지역에 위치한 왜가리 번식지에서 폐사체가 지속 발생됨에 따라, 중금속 등에 의한 폐사 여부를 밝히기 위해 2018년도부터 추진한 안동댐 왜가리 폐사원인 분석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경북대학교 산학협력단 수의과대학 연구팀(연구책임자:이영주 교수)이 수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왜가리의 폐사에 질병이나 중금속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11개월에 걸쳐 안동댐 지역 7개체, 타지역(봉화·영주) 4개체 등 총 11개체를 대상으로 병원체 검사, 중금속 검사, 외상 및 내장부검 등 3개 분야에 대해 정밀 분석을 실시했다.
병원체 검사결과, 대장균, 살모넬라 및 가금콜레라와 같은 세균성 질병의 감염은 없었고, 조류인플루엔자바이러스(AI)도 확인되지 않았다. 총 9개 항목의 중금속(수은, 납, 카드뮴, 비소, 구리, 아연, 니켈, 세슘, 크롬) 분석결과 카드뮴과 비소는 미검출, 그 외에 중금속은 미량 검출됐다.
안동댐 인근 왜가리와 타지역 왜가리를 비교하면 일부 항목에서 안동댐 인근 왜가리의 체내 중금속 농도가 약간 높기는 하나, 유의성 있는 중금속 수치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또, 조사된 중금속 농도가 왜가리의 생리활성에 비정상적 요인으로 작용할만한 수치로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은은 안동댐 인근 왜가리에서 0.63㎍/g으로 대조군인 타지역(봉화·영주) 왜가리 0.28㎍/g 보다 높게 검출됐으나, 폐사가 일어날 수 있는 농도(8.5㎍/g) 보다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상 및 내장부검 결과, 육안적 병기검사 가능한 개체의 경우 심장, 간, 폐 등 모두 정상이었고 이상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일부 개체에서 관찰되는 날개와 다리의 출혈과 두부(頭部) 천공은 둥지에서 떨어지거나 다른 동물에 의한 공격으로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문헌조사 결과 모든 조류의 67%는 여러 가지 이유로 첫해에 사망하는 특징이 있으며, 왜가리의 경우 평균수명은 약 5년 정도로 출생후부터 2세까지 살아남을 확률은 약 26%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왜가리 폐사 원인분석 외에 환경부와 대구지방환경청은 낙동강 상류의 중금속 오염에 대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을 위해 다양한 조사·연구를 실시 중이다. 환경부에서 2018년 8월부터 2019년 8월까지 실시한 안동댐 상류 수질·퇴적물 조사·연구(1차) 결과, 카드뮴·아연 농도가 영풍석포제련소 상류에 비해 하류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지금은 영풍석포제련소, 폐금속 광산 등 오염원별 영향 범위와 기여율을 밝히기 위한 후속 조사·연구(2차)가 2019년 12월부터 진행 중이다.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는 “중금속이 나오긴 했지만, 폐사가 될 만한 정도는 아니었다. 왜가리가 살고 있는 둥지목의 고사와 민감한 번식기에 외부인 출입 등의 가능성이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왜가러 서식지를 보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북녹색환경지원센터가 지난 2019년 5월부터 7월까지 안동 왜가리 번식지(와룡면 오천리 산227-1번지)에 대한 폐사실태 조사 연구 결과도 나왔다. 연구보고서 요약문에 따르면 집단번식하는 왜가리의 영역 및 둥지 쟁탈 등의 자연 생태적인 경쟁에 의한 폐사로 판단했다. 또, 번식지의 대부분 수목이 고사 중이거나 고사돼 폐사의 중요한 요인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