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확인되면서 여전히 남아 있는 지역사회 전파 위험성이 다시 확인됐다.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초발환자로 추정되는 용인 환자가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감염자여서 이른바 ‘깜깜이 감염’에 대한 우려도 다시 대두된다.
대구시는 지난달 8일 이후 오늘(11일)까지 33일째 1일 신규 감염 한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33일 중 11일은 신규 확진자가 없는 날이었다. 11일 자정 기준으로도 신규 확진자는 없다. 이 기간 전체 확진자는 67명이다.
문제는 지난달 8일부터 19일까지 감염자는 앞서 집단 발병이 발생해 관리하고 있던 요양병원과 정신병원 또는 해외 입국 사례였지만, 20일부터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감염자들이 확인되고 있는 점이다.
최근 불거진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 사례도 초발 환자로 추정되는 경기도 용인 환자의 감염 경로가 특정되지 않는다. 이는 방역망 안에서 관리되지 않는 지역 감염 사례가 산재해 있고, 언제든지 이들로 인한 집단 감염이 발병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1일 “아직은 역학조사를 해본 결과 발병일이 이 환자(용인 환자)보다 빠른 경우는 확인하지 못했다”며 “언제 노출됐는지 면밀한 역학조사가 필요하다. 5월 2일 이전 2주간 동선을 파악해서 노출력을 조사하고 있는데 특별하게 접촉한 분들 중 양성자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구의 경우 지난달 20일 경로를 알 수 없는 외국인 확진자 1명이 확인됐고, 23일에는 3명이 추가로 더 확인됐다. 지난 3일에도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3명이 추가 확인됐다. 10일엔 2명이 추가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 감염 사례 조사를 위해 5일 대구에 역학조사관을 급파하기도 했다. (관련기사=2주간 경로 미상 코로나19 확진자 9명 중 5명 대구서 확인(‘20.4.28), 생활방역 첫날 대구 감염자 ‘0’···질본, 역학조사관 파견(‘20.5.6))
이들 중 23일 확인된 50대 남성과 10대 남성은 각각 가족과 지인 3명, 지인 1명에게 감염 전파한 것으로도 추정된다. 용인 사례처럼 대규모 집단으로 번지기 전에 당국이 확인한 사례인 셈이다.
언제든지 다시 집단 감염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나오면서 방역당국은 다시 고삐를 죄는 분위기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11일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는 상황에 대응해 대구 관내 유흥주점과 감성주점, 콜라텍에 대해 2주간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권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코로나19 극복 대구광역시범시민대책위원회와 감염병관리지원단을 포함한 유관기관 긴급회의를 통해 행정명령 발동을 결정했다.
대구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8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클럽 형태로 운영되는 다중밀접접촉 유흥시설을 대상으로 대구시와 구군, 경찰, 식약처가 합동으로 집중 점검을 실시한 결과 클럽 4개소가 마스크 미착용 등 준수사항 미이행으로 적발됐다”며 밝혔다.
이어 “다중 밀접접촉시설이 아직까지 마스크 미착용이나 안전거리 확보 등이 이루어지지 않아 생활 현장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되었다”며 “대구시에서도 이태원 클럽 관련 방문자가 지속적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들로 인해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감염병 확산방지를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대구에는 이태원 클럽 관련 접촉자 18명이 확인됐다. 이들 모두에 대한 진단검사가 진행해 14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4명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편 중대본은 이르면 5월 말부터 대구·경북 시도민 1천 명을 포함해 전체 국민 7천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면역도 조사를 실시한다. 면역도 조사를 진행되면 코로나19에 감염되고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거나 가볍게 앓고 지나가 버린 감염자 규모를 파악하게 된다. 지역사회 전파가 얼마나 진행됐는지 좀 더 면밀히 알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