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가 대구시 동인동 재개발 지역의 강제철거 반대 농성자들에 대해 중구청장과 중부경찰서장이 보호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8일 “경찰, 자치단체가 농성자 인권 침해에 대한 개선 등 적극적 보호조치를 하지 않아 인권침해가 계속되고 있다는 개연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지난 4월 27~28일 인권위 조사 결과, 같은 달 24일부터 농성 중인 건물 내부에 전기와 수도가 공급되지 않는 점이 확인됐다. 또한 인권위는 고령의 농성자가 있는데도 농성 초기 조합이 음식물, 식수 반입을 차단했고, 고혈압 등 지병이 있는 농성자들에 대한 약 반입도 차단됐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현장 조사 당시 경찰과 조합에 약과 음식물·휴대전화 배터리 반입과 단전·단수 해결을 요청했고, 현재 음식물과 약 반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추가 현장 모니터링 결과 농성자들의 생명·건강이 악화될 우려가 여전하고 단전·단수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 등이 있어 안정적인 음식물 반입, 단전·단수 해결로 인한 기본적 생존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헌법에 따라 국민의 생명·신체 보호를 임무로 하는 경찰은 국민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이 있을 때 이를 방지할 의무가 있다”라며 “재개발 사업 인허가 감독기관인 지자체도 적극적인 구제조치 노력을 해야 했는데도 조치가 미흡했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대구지방법원 집행관사무소는 3월 30일 대구시 중구 동인동 동인3-1지구 재개발사업 대상 한 건물에 대한 명도집행을 시도했다. 이후 4월 24일, 25일 두 차례 더 철거를 시도했고, 철거민들은 적정 금액 보상을 요구하며 건물 옥상에서 망루를 짓고 저항을 시작해 4일까지도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