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권영진 비판 대구MBC에 정정보도 청구…조정 불성립

<뉴스대행진> 4월 7일 방송 문제 삼아
노조, “언론 비판 재갈 물리려는 행위”

07:43

언론중재위원회는 지난 4월 대구시가 대구MBC 라디오 <뉴스대행진>을 상대로 제기한 정정 보도 및 반론 보도 신청에 대해 조정불성립을 결정했다. 조정불성립은 당사자 간 합의 불능 등 조정에 적합하지 않은 현저한 사유가 인정될 때 내리는 결정이다.

대구시는 대구MBC라디오 <뉴스대행진>을 진행하는 이태우 기자가 지난 4월 7일 방송에서 한 발언을 두고 사실과 다르다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 및 반론 보도를 요구했다. 당시 이태우 기자는 3월 26일 대구시의회 참석 후 병원에 입원한 권영진 대구시장이 7일 오전 대시민 담화문을 발표한 것을 두고 “12일 만에 코빼기를 내민 권영진 대구시장이 전국적인 대유행을 대구에서 막았다고 자화자찬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이어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던 대유행을 대구만 겪을 거라고 저는 생각한다. 초기대응이 성공적이었다는 대구시 평가보다는 실패한 늑장 대처 때문에 대구만 역병이 창궐했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실신했다던 대구시장의 목소리는 너무 힘에 찼고, 혈기는 왕성했다”고 덧붙였다.

대구시는 이 기자의 발언 중 ‘12일 만에 코빼기를 내민 권영진 대구시장’과 ‘실패한 늑장 대처 때문에 대구만 역병이 창궐했다’는 표현을 문제 삼았다. 대구시는 권 시장이 3월 31일 저녁부터 코로나19 종합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업무에 복귀했기 때문에 12일 만에 코빼기를 내밀었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또, 질병관리본부가 대구 지역 코로나19 확산은 신천지 대구교회 집단감염이 원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면서, ‘실패한 늑장 대처 때문에 대구만 역병이 창궐했다’는 말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는 해당 주장을 담은 정정 및 반론 보도를 요청했지만 언론중재위는 조정 불성립으로 결론 내렸다.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대구지부는 “언론과 시민들로부터 뭇매 맞듯 쏟아지는 비판에 법적 대응으로 맞서는 시장의 모습은 재난 대응의 책임자이자 지자체의 수장으로서 올바른 모습이 아니”라며 언론의 가치를 부정하는 대구시를 규탄했다.

노조는 “언론의 비판에 재갈을 물리려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모습은 민주주의 핵심적인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는 행위”라며 과거 언론 탄압을 통해 시민사회를 통제했던 부패한 권력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구시 모든 역량을 모아 재난 대응을 하겠다던 대구시장의 말과 달리 지금까지 대구시의 재난 대응은 적어도 실패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그에 대한 비판과 감시는 지역 언론의 책임이자 의무이다. 지역 언론의 가치를 부정하고 언론의 비판을 부정하는 치졸한 행위를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