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미래통합당 지지자라고 밝힌 남성이 대구 북구갑 정의당 조명래 후보 유세를 방해하고, 선거운동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은 해당 남성을 현장에서 체포하고 선거를 방해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과 조명래 후보 측에 따르면 60대 남성 A 씨는 지난 8일 오후 5시 40분경 북구 산격동 연암네거리에서 유세를 하고 있던 조명래 후보 유세차량에 올라타서 두 팔로 X 표시를 하거나, 유세차 아래에서 조 후보를 밀치는 등 유세를 방해했다. A 씨는 선거운동원의 뺨을 때리기도 했고, 욕설과 함께 “여기는 박근혜야, 박근혜”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조명래 후보 측은 8일 밤 늦게 성명을 내고 “모 정당 후보 지지라고 밝힌 가해자는 유세 차량에 올라 조명래 후보를 위협하고 밀쳐서 유세차에 내려올 수 밖에 없게 했다”며 “가해자는 남성선거사무원 3명에게 각각 멱살을 잡고, 한 명에게는 뺨을 때리고 여성운동원 4명에겐 피켓을 밀치고 발길질을 하는 등 공포감을 조성하며 난동을 부렸다”고 밝혔다.
조 후보 측은 “모 정당의 선거운동이 좌파사회주의 등 원색적인 표현으로 도를 넘는 이데올로기 공세에 (사건이) 연유한다”며 “극단적 혐오감을 부추기며 조장하는 후보에게도 분명히 도의적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대구선거대책위도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태를 민주주의에 대한 파괴행위이자, 정치테러행위로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난동자의 당적을 포함해 행위의 직간접적 동기와 배경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미래통합당과 양금희 후보 측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이 나와야 한다”며 “극렬 지지자의 상대 후보에 대한 테러행위에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양금희 후보는 방송토론 등에서 좌파사회주의 운운하며 이념공세를 펴는 등 선거를 극단적 진영대결로 몰아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경찰이 현장 대응도 문제 삼았다. 이들은 “경찰의 늑장 출동, 미온적 현장 대처는 합법적인 선거운동을 보호해야 할 행정기관으로서 업무를 방기한 직무유기”라며 “대구경찰청장과 북부경찰서장은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방지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8일 피해를 입은 선거운동원에 대한 조사를 마쳤고, 9일 A 씨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오후 6시 18분에 1차 신고가 왔지만 취소했고, 6시 21분에 2차 신고가 접수됐다. 6시 24분,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고 35분에 현행범 체포했다”며 “신고 즉시 도착, 즉시 현행범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