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경제국장을 지낸 미래통합당 달서구갑 홍석준(53) 후보가 대구시 지원을 받는 ‘스타기업100’ 업체 주식을 보유한 사실이 확인됐다. 홍 후보는 “손해를 보더라도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필요해 일반적인 정보만 가지고 투자했고, 오히려 손해를 봤다”고 해명했지만, 대구시 기업 유치 및 지원업무를 하던 고위공무원(3급)이 해당 업체 정보를 사전에 취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남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후보자 재산공개내역에 따르면 홍석준 후보와 가족 재산은 약 36억7,000여만 원이다. 32억2,000만 원은 예금(신탁, 적금, 보험 등)이다. 홍 후보는 2019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시가 1억5,600여만 원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상장주 12종목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해충돌 의혹이 제기된 업체는 홍 후보가 8,436주 보유한 ㈜씨아이에스다. 공직생활 대부분을 대구시 신산업, 기업 관련 부서에서 보낸 홍 후보가 기업 정보를 사전에 접하고 주식을 샀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 후보는 2006년 대구시 산업지원기계금속과장, 2007년 신기술산업본부 메카트로닉스팀장, 2008년 대구경북경제자육구역청 파견, 2011년 의료산업팀장, 2013년 7월~2014년 8월까지 창조과학산업국장을 지냈다. 창조과학산업국은 스타기업을 선정하고 지원하는 소관 부서다.
홍 후보는 2014년 9월부터는 첨단의료산업국장을 지냈고 2017년에는 미래산업추진본부장, 2019년에는 경제국장을 지냈다. 올해 1월 16일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했다.
씨아이에스는 2차전지 생산 전문업체로 2010년 6월 대구시의 스타기업에 선정됐다. 이후 2차전지 시장이 커지면서 매출액도 2017년 261억, 2018년 435억, 2019년 1,005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2017년 75억 손실, 2018년 83억 손실을 봤지만, 2019년에는 111억 원 수익을 냈다.
대구시와 정부 지원도 꾸준히 이어졌다. 2016년 대구시의 ‘스타기업 100’에 선정됐다. 2017년 1월에는 코스닥에 상장했고, 그해 중소기업청 선정 ‘월드클래스 300’에도 선정됐다. 2019년에는 대구시의 고용친화대표기업에도 선정됐다. 스타기업은 대구시가 우량기업을 선정해 기업홍보, 사업컨설팅, 지역우수인재 채용, 정책자금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씨아이에스는 2014년 4월 코넥스 시장에 상장됐고, 2017년 1월 인수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우회 상장됐다. 상장 이후 주당 2천 원대를 오르내렸고, 홍 후보가 재산을 신고한 2019년 12월 31일 주가는 2,625원이었다. 올해 4월 3일 기준 주가는 3,070원이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기업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대구시가 예산을 얼마나 지원했는지도 기업의 경영상 비밀이라고 비공개한다”며 “불법, 합법이냐가 아니라, 기업에 대한 정보, 이해관계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주식을 갖고 있다는 건 상식적으로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후보는 일반적인 주식 투자였다며 기업 정보 사전 취득 의혹을 부인했다. 홍석준 후보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업무상 연관이 없었다. 업체가 상장한 후인 미래산업추진본부장 시절(2017년) 주식을 샀다”며 “제가 전혀 몰랐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2차전지 전망이 좋겠다고 하는 일반적인 정보만 가지고 구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후보는 “자본주의에서 중요한 것은 기업육성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때문에 손해를 보더라도 부동산이 아닌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주식 투자를 해왔다”며 “지금도 손해를 봤다. 내부적인 거래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인사혁신처는 고위공직자가 직무 관련 주식을 보유한 경우 공무수행 과정에서 이해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주식백지신탁심사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대구시 3급 공무원은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상은 공직자 재산공개대상자, 기획재정부의 금융사무 관장 국 4급 이상, 금융위원회 소속 4급 이상 공무원 본인 및 이해관계자 (배우자, 직계존비속) 보유 주식의 총 가액이 3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