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세번째에요. 너무 감동적이고, 여러 마음이 들어서 울컥하기도 해요. 아무런 조건 없이 대구·경북에 이런 마음을 낸다는 게…”
지난달 31일 오후 4시, 대구시 동구 5톤 트럭 한 대가 LH율하나눔텃밭 앞에 도착했다. 트럭에는 “힘내라 대한민국! 힘내라 대구·경산! 1,004섬 신안 튤립 희망의 봄을 드립니다”라는 플랜카드가 걸렸다. 이날 오전 전라남도 신안군에서 출발해 한 대는 경북 경산, 한 대는 이곳으로 왔다.
대구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대구마을센터) 활동가 20여 명이 트럭에 가득 담긴 1만 꽃송이를 날랐다. 전남 신안 튤립, 곡성 장미, 화순 프리지어, 해남 카라, 강진 수국 등 다양한 꽃송이가 저마다 향기를 내뿜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 대구와 전남 마을 활동가들 교류는 전혀 없었지만, 전국 마을활동가 네트워크를 통해 대구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요청이 이어졌다.
전남에서 대구마을센터로 코로나19 후원 물품이 온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첫 번째는 전남 마을 이장 등을 중심으로 갓김치를 직접 담아 보내왔다. 두 번째는 나주 배를 비롯한 특산품이었다. 이번에는 전남 신안 튤립 축제가 무산되면서 꽃을 보내왔다. 이번 꽃 후원은 전남 신안 지역 마을활동가들이 신안군청, 신안교육지원청에 먼저 제안해 성사됐다.
전남 신안 지역 마을활동가들과 신안군청, 신안교육지원청은 이날 오전 지리산 휴게소에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꽃을 전달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튤립 단지를 조성해 봄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축제가 취소됐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두가 힘든 시기이지만, 마음의 거리를 좁혀가고자 가까이 다가서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신 지역 사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대구에 도착한 꽃은 가장 먼저 대구1생활치료센터인 중앙교육연수원에 전달됐다. 또 동촌초등학교, 대구 내 마을커뮤니티 공간 8곳에 각각 전달될 예정이다.
김영숙 대구마을센터장은 “전남 마을활동가들이 먼저 행정을 설득해서 축제 무산으로 남겨진 꽃을 대구에 나누자고 아이디어를 내주셨다. 활동가분들이 열심히 손과 마음을 보태고 마을을 움직고 계신다”며 “굉장히 고맙다. 코로나 상황 이후 마을공동체가 생활 단위에서부터 회복되고, 지역사회에 새로운 공동체적인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사례를 전남 마을활동가들이 보여주신 거 같다. 굉장히 감동적이고, 울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