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보건복지단체들이 경상남도 도지사 시절 진주의료원을 폐원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대구 수성을 출마 포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18일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는 성명을 내고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비웃음을 듣는 대구라 할지라도, 무책임하게 공공의료를 무너뜨린 전력을 가진 홍씨의 출마를 용납할 수 없다”며 “전염병 재난을 겪고 있는 대구시민을 대놓고 무시하는 행위이기에 출마를 포기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남도립 진주의료원은 2013년 당시 직원들이 농성을 벌이며 반대했지만, 홍준표 도지사가 폐업을 추진했다. 이후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들이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를 강행 처리했다. 현재 진주의료원이 있던 곳은 경남도청 서부청사로 리모델링됐다. 진주의료원은 2009년 신종플루 치료 거점병원으로 지정돼 1만2000명을 진료하고 498명의 신종플루 확진자를 치료하는 등 감염병 치료에도 큰 역할을 했다.
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는 “공공의료의 필수 역할에도 불구하고 적자라는 이유로 폐원을 강행하여 경남의 공공병상 수준을 전국 평균인 1병상당 인구수 4104명을 2배 이상 훌쩍 넘어 공공병상 1병상당 감당해야 할 인구수가 1만 1200명에 이르도록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 19로 고통받는 대구시민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대구 수성을에 출마를 선언할 것이 아니라 2013년 진주의 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 폐원에 대한 반성과 경남도민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하고 정치를 접는 것이 도리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코로나19 대유행을 겪고 있는 대구에서의 홍준표씨 출마를 강력히 규탄하며, 포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대구시민도 반(反)공공의료의 대명사인 홍준표씨를 심판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는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대경지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대경지부,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행동하는 의사회 대구지부, 공공운수노조 대경본부, 의료연대 대구지역지부, 보건의료노조 대경본부, 우리복지시민연합으로 구성됐다.
홍 전 대표는 대구 수성구을 출마 선언 자리에 진주의료원 폐쇄와 관련한 질의에 “좌파들 책략이다. 당시 폐업에 60% 넘게 찬성해 정당성이 있었다”는 입장을 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16일 대구 수성구을에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