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을 때까지 환자를 돌보던 간병노동자도 감염돼 목숨을 잃는 사례가 나왔다. 이에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코로나19 사각지대에 놓인 간병노동자에게도 병원이 방역물품 지급을 의무화할 것을 요구했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경산에 거주하는 A(77, 여) 씨는 지난 2월 2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13일 동국대 경주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A 씨는 간병인으로 청도대남병원에서 자신이 돌보던 환자 B(65, 여) 씨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B 씨는 2월 21일 부산대병원에서 사망했다.
A 씨는 당뇨, 고혈압, 만성요로감염증이 있었음에도 B 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직전까지 간병을 했다. 청도대남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전수조사가 이뤄진 다음에야 분리가 이뤄졌고, 이미 A 씨 본인도 감염이 됐다.
17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성명을 내고 “돌보던 환자에게 감염되어 죽음을 맞은 간병노동자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보호받지 못한 채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20만 명 간병노동자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라”고 밝혔다.
노조는 “일례로 서울대병원과 충북대병원, 강원대병원의 간병노동자들은 코로나19 사태 발생시점부터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병원으로부터 마스크를 지급받지 못했다”며 “대학병원들도 이럴진대 고인이 일한 곳과 같은 민간 중소병원은 더욱 상황이 열악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용노동부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마스크 지급을 의결,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간병노동자는 빠져 있었다. 고용노동부 산업보건과도 이들에 대한 마스크 지급이 시급하다는 것을 인정하였지만, 그럼에도 간병노동자들이 산재적용을 받는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며 “정부는 병원내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간병노동자들에 대한 마스크 지급을 의무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