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2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수성구 수성못 상화동산에 있는 이상화 시인 흉상과 시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했다. 홍 전 대표뿐 아니라 미래통합당 공천 탈락 후보들이 대구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거나 준비하고 있어서 ‘무소속 바람’ 관심이 커지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이미 여러 차례 공언했듯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대구를 지지기반 삼아 대통령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이날도 강조했다. 통합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서는 것도 대통령에 도전하기 위한 일시적인 선택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홍 전 대표는 “대구를 풍패지향으로 다시 만들고자 한다. 풍패지향이란 것은 대통령이 다시 날 수 있는 고장이란 뜻”이라며 “박근혜 정권 이후 대구로 정권을 되찾아올 사람은 이젠 저 홍준표뿐”이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총선에서 승리한 후 바로 복당을 하겠다. 탈당이라고 해 봐야 불과 40일에 불과하다”며 “당으로 돌아가 공천과정에서 나타났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고 보수를 보수답게, 야당을 야당답게 만들겠다. 2022년 정권을 반드시 대구로 가져오겠다”고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오는 25일에 탈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공연하게 지역주의에 기반해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 홍 전 대표는 지역주의 기반 정치가 구태가 아니냐는 물음에는 “처음 지역 기반 정치를 하는 거다. 여태 한 적이 없다. 서울에서 국회의원 했고, 대선에 가려고 생각하니 지역 기반이 없으면 할 수가 없다”며 “YS(김영삼)가 부산 기반으로 대통령이 됐고,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가 TK 기반으로 됐다”고 답했다.
홍 전 대표는 “지역 기반 없는 정치는 대통령 선거를 (당선)되질 않는다. 그건 구태가 아니”라며 “내 처음으로 TK를 기반으로 큰 정치를 해보겠다는 거다. 그렇게 이해해주시라”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가 이날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홍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무소속 바람’이 대구에서 얼마나 불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13일 곽대훈 국회의원(달서구갑)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17일 오전에는 주성영 전 국회의원(북구을)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18일에는 정태옥 국회의원(북구갑)과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수성구갑)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다.
다만 홍 전 대표는 무소속 연대와 같은 인위적인 행보에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홍 전 대표는 “수차 말씀드렸지만 무소속 연대는 당에 대한 정면 반발이기 때문에 하지 않겠다. 선거기간에 수성을을 벗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정태옥, 곽대훈 의원은 무소속으로 나와도 자기 힘으로 당선되리라 본다. 저나 그분들은 당선되어서 민주당 갈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홍 전 대표의 뜻과 달리 홍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무소속 연대에 희망을 품고 있는 후보는 다수다. 이날 회견에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도건우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청장(중·남구), 이진훈 전 구청장, 이권우 전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심의관(경북 경산) 등이 찾아와 회견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한편 같은 날 오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주성영 전 의원은 홍 전 대표와 같은 뜻을 내비쳤다. 주 전 의원은 “홍 전 대표와 곽대훈, 정태옥 의원 그리고 나는 모두 고려대 출신”이라며 “무소속 연대가 아니라 무소속 고대다. 지금 무소속 출마가 가시밭길이고 살아남기도 힘든데 연대는 생각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