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하게 11조 7,000억 원 규모 추경예산을 편성했지만 정치권으로부터 ‘하나 마나’한 추경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말할 것도 없고, 정의당도 부족하다는 의견을 냈고, 김부겸(대구 수성구갑)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대구·경북에서 4.15총선을 준비 중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후보들도 ‘재고’를 요청했다.
정부는 “코로나19 발생 한 달 여 만에 확진자가 급속히 증가함에 따라 검역, 진단, 치료 등 감염병 대응조치를 신속히 지원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재정보강이 시급”하다며 11조 7,000억 원 규모의 추경 예산을 편성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는 각 추경사업에서 별도 예산을 배정해 특별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대구·경북 특별지원 추경예산으로 총 6,209억 원을 편성했는데, 5,139억 원이 피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긴급자금 지원에 들어가는 재정보강이다. 이외에도 영남권 감염병 전문병원을 건립 설계비 23억 원, 음압병상 확충 등 방역체계 보강 비용은 37억 원이 배정됐다.
지역경제 및 피해점포 회복 지원에는 1,010억 원이 투여된다. 구체적으론 지역 고용 대응을 위한 특별 지원이 400억 원, 지역특화산업 318억 원, 피해점포 정상화 지원 5,400개 점포에 120억 원, 시장경영 바우처 지원 281개 시장에 112억 원, 온라인 판로지원 지원 7,500개 점포에 60억 원 등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지원 예산이 직접 지원이 아니라 대출이나 융자에 머물러서 실효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김부겸, 홍의락(대구 북구을), 김현권(비례, 경북 구미을 출마) 국회의원과 민주당 시·도당위원장이 공동위원장으로 있는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대구·경북 재난안전특별위원회(민주당코로나TK특위)’는 5일 성명을 내고 “자영업, 소상공인에 직접적인 피해구제 추경편성”을 요구했다.
민주당코로나TK특위는 “코로나19 피해의료기관 손실보상 등에 2조 2천억 원을 편성한 것에 비해 피해 중소기업, 소상공인 지원에 2조 4천억 원을 편성한 것은 추경안이 민생구제에 집중하고 있는가를 의심하게 한다”며 “더구나 2조 4천억 원 중 대출 확대가 1조 7천억 원이다. 빚을 늘리는 것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구제를 위해 행정적 편의보다 재난으로 직격탄을 맞은 민생구제를 위해 ‘집중적’이고 ‘직접적’인 추경 편성을 요구한다”며 ▲대구·경북에 대한 특단의 지원, 자영업, 소상공인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구제 방안 마련, 임대료 직접 지원, 생계 위협받는 노동자의 소득 지원 등을 요구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5일 상무위원회 모두발언을 통해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재난으로 삶의 위기에 빠진 대구시민과 직접 피해를 당한 자영업자, 노동자 등 시민들에겐 하나 마나한 추경”이라고 평가했다.
심 대표는 “대통령과 4당 대표가 추경을 논의하며 가장 강조했던 것은 ‘민생 피해 직접 지원’이라는 성격”이라며 “이번 정부 추경안은 민생 직접 지원은 단지 저소득층과 아동수당 지급대상 부모에게 추가적인 상품권을 지급하는 게 전부다. 대부분 금융 지원, 세제 지원 같은 지금까지 반복됐던 재탕추경, 반쪽추경”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