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시 생활치료센터로 경북학숙을 지정했지만, 주민들의 강한 반발로 지정 취소하기로 했다.
당초 경산시는 진량읍 경북학숙(151실)과 백천동 중소기업대구경북연수원(61실)을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하려 했으나, 3일 언론을 통해 소식이 전해지자 진량읍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아파트 단지, 학교 등 어린이와 노인이 이용하는 시설과 가깝다는 이유로 반발했다. 주민들은 이곳 외에도 폐교한 대구미래대학교나 실내체육관 등 주거지역과 떨어진 다른 시설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생활치료센터 지정 과정에서 당국으로부터 아무런 소식을 듣지 못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4일, 이장식 경산시 부시장은 “경상북도에 시의 의견을 반영해서 경북학숙 생활치료센터 지정은 취소해달라고 했다”라며 “대기자가 많은 상황에서 주민을 현실적으로 설득하기에는 물리적 시간이 촉박하다”라고 말했다.
김영길 경상북도 보건정책과장은 “아무래도 경북학숙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생활치료센터 추진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산시는 다른 생활치료센터를 알아 봐야 한다. 경산시에 따르면 4일 경산 확진자는 291명으로, 이 중 146명이 자가격리 상태에서 생활치료센터 이송을 기다리고 있다. 중소기업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하더라도 필요 병상을 확보할 수 없다.
이관 경상북도 감염병 관리지원단장(동국대 의대 교수)은 4일 오전, 경상북도 브리핑에서 “밀도 있는 실내에서 공기감염이 이뤄진다. 소독에 약한 게 코로나바이러스다. 생활치료센터 주변 철저한 환경관리만 철저히 한다면 주위 환경 오염이라든지, 크게 걱정하거나 불안해할 필요 없다”라며 “우리 도민들이, 시민들이 우리 지역에 있지 않고 어디로 가야겠나. 과도한 불안은 하실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로서 드리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이날 오전 “시군별로 정해서 추진하도록 했다.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 도민들이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안내해 설득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생활치료센터 지정 취소 전 경북학숙 앞에 항의하러 나온 A(39) 씨는 “우리도 환자가 안타깝다. 그런데 여기는 학교와 아파트 단지가 바로 근처에 있다. 여기 와서 보고, 학부모 입장에서 한 번만 생각해야 한다”라며 “지금도 아이들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사태에 방에만 갇혀 지내고 있다. 개학도 다가오는데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을 버틸 자신이 없다. 여기밖에 센터가 갈 곳이 없다면 양보할 수 있는데, 다른 곳을 검토할 방법도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른 시민 박모(71) 씨는 “대의적으로 생각하면, 정 갈데 없으면 여기 오는 것 반대하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는 오히려 확산되면 정말 위험한 곳이다. 노인과 어린이들이 많다. 확진자들이 나와서 돌아다닌다는 뉴스도 봤다. 노인은 특히 면역력이 약하니까 위험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