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군 코로나19 업무 공무원 1명 ‘신천지’…군수 포함 접촉자 93명

영덕군청 코로나19 컨트롤타워 부재 대두
A 공무원, 신천지 교인으로 확진자와 밀접 접촉
24일 능동 감시자 통보 받고도 보고 않아
경북도, "신천지 사실 숨기거나 은폐할 경우 엄벌"

13:40

경북 영덕군 코로나19 확산 방지 업무를 하는 공무원 1명이 신천지 교인으로 확인됐다. 이 공무원은 확진 판정을 받은 신천지 교인과 밀접접촉자로 분류됐고, 의심 증상이 나타나자 지난 28일 검체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영덕군은 군청을 폐쇄하고 코로나19 업무를 하던 이희진 영덕군수를 포함해 공무원 93명이 모두 검체 검사를 받았다.

29일 경북도와 영덕군에 따르면, 영덕군 안전재난건설과 공무원 A 씨는 지난 28일 오후 본가인 부산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A 씨는 신천지 교인으로 지난 26일 신천지 포항교회에 들렀다. 예배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교회 안에서 다른 확진자와 접촉했다.

A 씨는 지난 21일부터 발열이 있었고, 24일 부산 진구보건소로부터 능동 감시자로 통보받았다. 하지만 A 씨가 군에 상황을 보고한 것은 검체 검사를 받은 뒤인 28일 오후였다.

A 씨는 영덕군 안전재난건설과 민방위팀 상황실 근무 요원으로 영덕군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회의에 참석해온 만큼 영덕군의 컨트롤타워가 집단 감염 위기에 놓였다. 이희진 영덕군수, 안전재난건설과 전 공무원, 코로나19 대응 공무원 등 접촉자는 모두 93명이다. 영덕군은 군청을 폐쇄하고, 접촉자 93명의 검체 검사를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29일 오전 정례브리핑 중인 이희진 영덕군수(사진=영덕군)

이희진 영덕군수는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유독 해당 접촉자를 브리핑하는 이유는 현재 안전재난건설과에서 근무를 하는 공무원이기 때문”이라며 “확진자로 판명 나면 접촉자 93명은 모두 능동 감시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영덕군은 A 씨가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공백을 대비해 영덕군 코로나19 재난대책본부장을 박채락 병곡면장이 맡고, 농업기술센터 윤사원 농축산과장, 오도흥 농업기술과장, 박병대 농촌지원과장이 상황 요원을 맡기로 했다.

이 군수는 “다만 코로나19 대응 업무가 막중하기 때문에 저와 부군수 중 한 사람이 공무원들과 접촉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며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안전재난건설과 근무 경험이 많은 직원을 중심으로 재난대책본부 업무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덕군 내 신천지 교인은 모두 8명이며, 이 가운데 A 씨를 포함해 영덕군 공무원이 2명이다. 8명 중 A 씨는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나머지 7명은 음성으로 확인됐다.

29일 오전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정례브리핑에서 “영덕군에서 공직기강 해이로 인해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다. 영덕군청 공무원은 감염이 의심되긴 하지만 오늘 저녁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 그 외 시·군에서도 공무원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소속 부서가 폐쇄되는 등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어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신천지 신도 자진신고’, ‘신천지 접촉자 자진신고’를 강도 높게 실시하고, 숨기거나 은폐할 경우 규정에 따라 엄벌하는 등 공직 기강을 단단히 하겠다”며 “도에서는 신천지 신도 개별에 모두 문자를 보냈다. 시군에서도 이런 강한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29일 오전 정례브리핑 중인 이철우 경북도지사(사진=경북도)

경북도, 신천지 교인 93% 확인 마쳐…320명 연락 안 돼

경북도는 도내 신천지 교인 5,269명 중 4,513명을 관리하고 있다. 앞서 31번째 확진자와 접촉했던 교인 756명은 이미 검사가 끝난 상태다. 신천지 교인이 많은 포항, 구미, 경산, 김천 등 4곳에는 선별 진료소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경북도는 관리 대상 중 4,192명(93%) 신도에게 확인 작업을 마쳤고, 현재 320명이 연락이 안 된다. 이 가운데 411명은 검체 검사를 마쳤고, 9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156명은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다.

이철우 도지사는 “연락두절자 320명은 시·군 경찰서 신속대응팀과 연계해 찾아내서 전원에 대한 검체 검사를 신속히 완료할 것”이라며 “조사를 계속 거부하거나 신도 명단을 누락한 교회는 고발하여 강제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29일 오전 9시 기준 경북 전체 확진자는 469명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대비 60명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