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10시 30분, 발열 증상 때문에 자가격리 중이던 대구 장애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 비시설 장애인 첫 감염 사례다. 권영진 시장은 장애인은 우선 병원 입원 대상자라고 말했지만, 입원대기 상태에서 지원 체계는 현재까지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확진 판정된 중증 지적장애인 A(49) 씨는 병상 부족으로 당장 입원할 수 있는 병원이 없어 곤혹을 겪고 있다. 같이 사는 가족이 없는 A 씨는 생활을 지원할 사람도 없다. 현재 장애인 단체 활동가가 방호복을 입고 함께 격리된 상황이다.
장애인단체는 비시설 거주 장애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없다고 지적해왔다. 장애인 감염은 현실화됐고, A 씨는 자가격리 상태에서 정부의 도움을 기다리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조민제 장애인지역공동체 사무국장은 “장애인 감염 시 대책이 없어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던 차에 일어난 이 상황이 너무나 슬프고 힘들다”며 “확진 장애인의 생활 지원과 의사소통지원을 할 수 있는 의료체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공동격리를 결심한 활동가에게 너무나 미안하다. 청도대남병원 사례처럼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사람들은 바로 장애인”이라며 “대구에 병상이 없다면 다른 지역이라도 없는지 알아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단순 자가격리 상태의 장애인을 지원할 인력 마련도 어려운 상황인데 확진 장애인 지원 인력을 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지금 정부와 대구시 대책이 없다. 앞으로 나올 장애인 자가격리자들과 확진자는 어떻게 국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나. 현재 확진자라도 긴급히 병원으로 후송해 보호해달라”고 호소했다.
현재까지 대구시는 추가로 늘어날 수 있는 장애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9일 오전 브리핑에서 “지난번 요양원에서 나오신 분들도 병원으로 모셨다”며 “장애인 부분은 우선적으로 병원으로 모셔서 치료하고 관리해야 할, 돌봐야 할 대상”이라고만 할 뿐, 병상이 부족한 상황에서 입원대기가 길어질 경우를 대비한 대책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김재동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은 “어제 실무부서에서 보고 받기론 원하는 보호사가 보조를 한다고 하더라”며 “지금 병원에서도 와상이나 거동 불편한 분들을 받아서 서비스할 수 있는 체계가 없다. 고민 중이다. 장애인단체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무부서에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대구에는 13명의 장애인이 자가격리 중이다. 이들 중 5명은 가족이 함께 격리돼 지원하고 있고, 6명은 장애인 단체 상근자 6명이 같이 격리돼 지원 중이다. 나머지 2명은 함께 격리 중인 지원자가 없다. 또 A 씨 확진으로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장애인 1명도 추가로 자가격리 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