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개 인권단체로 구성된 ‘2015대구경북 인권주간 조직위원회’는 67주년 세계인권선언일을 맞아 10일 오전 11시 대구구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뉴스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구경북지역 인권침해 및 인권증진운동 관련 뉴스 45개를 선정했고, 342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조사 결과 ‘408일 동안 해고 철회와 복직을 요구하며 경북 칠곡 스타케미칼 공장 굴뚝에서 농성을 벌인 차광호 씨’, 지난 4월 24일 대구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 박근혜 대통령 비판 전단지 제작 배포를 이유로 구속된 박성수 씨, 장애인 언니를 둔 20대의 자살, 영덕핵발전소 유치찬반 주민투표 등 5개 사안이 선정됐다.
[인권조직위 선정 5대 인권뉴스 보기]
408일 굴뚝 농성 마친 차광호, “자본과 싸움 끝나지 않았다”
검찰, ‘박근혜 명예훼손’ 이유로 ‘둥글이’ 박성수에 징역 3년 구형
더 많은 ‘민주주의’, 진짜 ‘보수’ 선택한 영덕군민…91.7% “핵발전소, 난 반댈세”
경찰, 대구 총파업 물대포로 강력 저지
장애인 언니 둔 20대 자살…기초법·복지 사각지대가 만든 비극
인권조직위는 “서울대병원에 누워 있는 농민 백남기 씨처럼 공권력의 폭력에 노출되거나, 박성수 씨와 양심수처럼 구속 수감되는 것이 오늘날의 모습, 슬픈 인권선언일”이라며 “인권의 역사는 다양한 현실의 이름을 넘어 사람으로 인정받기 위한 투쟁의 기록이며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외침은 간절한 우리의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간의 존엄을 짓밟는 억압과 차별에 호통치며 투쟁하는 자들의 목소리가 인권”이라며 “힘겹지만, 당당하게 가장 낮은 곳에서 인권을 향한 우리의 목소리를 외치자”고 밝혔다.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활동가는 “올해는 다양한 영역에서 인권뉴스 후보가 많았다. 노동권, 자유권, 생존권, 환경권까지 침해당하는 인권이 많았다는 이야기”라며 “박근혜 정부의 가진 자를 위한 정책에 인권의 이름으로 당당히 싸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한 전단지를 배포한 혐의로 박성수 씨와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변홍철 시인은 박 씨가 보내온 편지 내용을 낭독했다.
편지에서 박 씨는 “비판하는 사람을 응징하겠다는 재판도 문제지만, 수사기관도 문제다. 4월 28일 체포되던 날 밤, 수성경찰서 지능팀 형사들은 저를 수갑 채워놓은 상태로 가슴을 찌르면서 협박하고, 욕설을 쏟아냈다”며 “수사기관이 인권 같은 것은 무시하고 힘없는 피의자를 폭행·협박해대는 행태는 박근혜 시대의 실태를 보이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밝혔다.
이어 변 시인은 “법이란 국민을 가두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며, 법치란 이름은 시민 입 틀어막는 수단이 아니라 국민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헌법이 지켜지는 나라를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인권조직위는 세계인권선언일을 시작으로 오는 18일까지를 인권주간으로 선정해 다양한 행사를 열 계획이다. 10일 저녁 7시 오오극장에서 평양주민 김련희 씨 송환 토크문화제, 15일 오후 4시 구세군 대구 제일영문교회에서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기도회’를 연다. 또, 18일 저녁 7시 영남일보 강당에서 대구경북인권보고대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