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개학을 앞둔 초·중·고등학생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드러나고 있다. 교육·보건당국은 2015년 메르스 확산 당시 상황을 상기하면서, 현재 상황에서는 학교를 정상 운영하고 방역 강화에 힘을 쏟는 것이 더 안전하다며 학부모와 시민들을 안심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구교육청 홈페이지에는 27일부터 현재까지 휴학이나 개학 연기를 요구하는 민원 30여 개가 제기됐다. 한 학부모는 “아이 학교 학생 한 명이 중국 외가에 1달 있다가 왔다고 한다. 마스크를 쓴다 해도 전교생이 쓰는 급식실이 있으니 우려된다”고 했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휴교가 안 되면 자율 등교라도 해달라”라는 요구도 있었다.
대구교육청은 늘어나는 불안감에 대응해 개학 전에 학생, 학부모, 교직원을 대상으로 방학 중 중국 여행력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조사는 29일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 13일 이후 본인이나 가족 중 중국 방문력이 있으면서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학생, 교직원은 보건당국에 신고토록 했다. 같은 기간 우한시를 포함하는 중국 후베이성 방문 모든 학생과 교직원은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귀국시점부터 잠복기인 14일 동안 등교 중지조치토록 했다.
대구교육청은 휴업이나 휴교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지만, 학생·교직원 대상 중국 방문이나 교류 행사는 전면 보류하고, 단체행사도 자제하도록 관내 모든 기관에 요청했다. 졸업식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는 개별 교실에서 방송으로 하고, 학교 방문자 위생 관리 강화도 지시했다.
보건당국과 대구교육청은 휴학과 개학 연기가 학생 감염병 예방에 오히려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는 점도 우려한다. 학생 감염병 예방·위기대응 매뉴얼에는 “휴업이나 휴교는 사회적 파급이 크며, 특히 학교 밖에서 학생들이 통제되지 않아 오히려 유행을 확산할 수 있다”며 원칙적으로 휴업이나 휴교를 권고하지 않는다. 29일 국무총리 주재 관계 장관 회의에서도 지역사회 내 감염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정상적으로 학교 운영을 하기로 했다.
대구교육청은 학교 휴업이 감염병 예방에 좋지 않았던 사례로 메르스 사태 당시 사례를 꼽았다. 당시 대구교육청에서도 일부 학교가 휴업하면서 돌봄교실 운영도 중단됐고, 해당 학교 맞벌이 가정 자녀들이 오히려 위생 관리가 잘 안 되는 상황도 있었다는 것이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손 씻기, 발열 검사 등 기본적인 케어를 담당하는 기능이 학교에 있다. 대구에서도, 교내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학교 안에서 위생 관리를 강화하는 게 훨씬 낫다”고 설명했다.
대구교육청은 “학생과 가족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학부모님과 시민들의 불안감과 우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교육청도 학생, 학부모, 시민들과 같은 마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부터 우리 학생들과 대구 지역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전파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