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앞둔 대구농업마이스터고 수영장, 고가 강습료 논란

교육청 관할 학교 수영장 중 두 번째로 높아
교육청, “수성구 인근 수영장에 비해선 높은 편 아냐”

14:39

오는 3월 개장을 앞둔 수성구 소재 농업마이스터고등학교 수영장 강습료가 다른 학교 수영장보다 고가로 책정돼 논란이다. 건립에 정부와 대구시, 대구교육청 예산뿐 아니라 수성구 예산 등 64억 6,000만 원이 투입된 공공체육시설물이지만, 공공적인 역할을 하기엔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다.

▲대구농업마이스터고 수영장 조감도. 대구농업마이스터고 수영장은 오는 3월 개장을 앞두고 있다. (사진=대구교육청)

농업마이스터고(농마고) 수영장은 대구교육청이 마련한 부지에 교육부 30억, 대구시 18억, 수성구 14억 3,000만 원, 대구교육청 2억 3,000만 원 등 건립 비용을 들여 인근 초등학생들에게 생존 수영 교육 등을 위해 건립됐다. 대구교육청은 학교 수업 시간 중에는 학생 교육용으로 수영장을 사용하고 수업 외 시간에 외부인에게도 개방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구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농마고 수영장과 같은 관할 수영장을 대구교육시설지원센터를 통해 민간업체에 위탁한다. 위탁 운영하는 수영장은 대구학생문화센터를 포함해 8곳이다. 농마고 수영장의 경우 지난해 12월 기준가 약 2억 3,259만 원으로 입찰 공고가 됐고, 약 3억 9,324만 원으로 최고가 응찰한 업체에 낙찰됐다. 위탁업체는 월 강습료(주5일 기준)로 13만 원을 책정했다.

대구교육시설지원센터 관계자는 “마이스터고는 수성구라는 지역 특성 때문에 고가 입찰이 들어왔다. 업체가 자체적으로 계산해서 강습료를 정했고, 인근 수영장 강습료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인근 수영장 강습료와 비교하면 비싼 건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성구 소재 수영장만 놓고 보면 강습료가 비싼 수준이라고 볼 순 없다. 수성구 소재 사립 수영장 강습료는 15만 원이다. 농마고 같은 학교 수영장도 덕원고, 수성초 등 두 곳이 있는데, 덕원고는 13만 5,000원으로 농마고보다 5,000원 비싸다. 수성초만 10만 9,000원으로 2만 1,000원 싸다.

하지만 농마고처럼 교육적 목적과 공공예산이 투입된 교육청 관할 수영장 강습료와 비교하면 상당히 비싼 축에 든다. 교육청 관할 수영장은 모두 10곳이 있지만, 이중 대구체육고등학교와 세명학교 수영장은 교육 목적으로만 사용한다. 2곳을 제외하고 외부에 개방하는 8곳은 동촌초(동구), 평리중(서구), 대봉초(남구), 농마고, 덕원고, 수성초(이상 수성구), 새본리중, 학생문화센터(이상 달서구) 등이다.

▲대구교육시설지원센터가 위탁을 맡기는 관할 학교 및 기관 수영장의 월 강습료 현황.

외부에 개방되는 8곳 중 덕원고 수영장을 제외하면 농마고 수영장 강습료가 가장 비싸다. 가장 저렴한 수영장은 학생문화센터다. 학생문화센터 강습료는 8만 5,000원으로 농마고보다 4만 5,000원 싸다. 대구교육청에 따르면 학생문화센터의 경우 조례로 이용료가 규정되어 있어서 위탁업체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강습료를 올릴 수 없다. 학생문화센터를 제외한 학교 소재 수영장은 별도 조례나 기준은 없어서 위탁업체가 자율적으로 강습료로 정할 수 있고, 교육청이 여기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크지 않다.

때문에 원천적으로 수영장 강습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교육청이 자체적으로 관련 조례를 만들어서 운영하는 방안을 1차적으로 고민할 수 있다. 하지만 조례를 제정해 강습료를 제한할 경우 수영장 운영에 나설 민간업체가 없을 가능성이 커지고, 수영장 운영이 그만큼 교육청 재정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

대구교육청 체육보건과 관계자는 “문화센터만 해도 민간업체가 운영이 어렵다는 민원을 해온다. 민간업체가 운영하지 않으면 교육청이 운영을 해야 한다”며 “그럴 경우 학생 교육을 위해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 교육청 예산을 일반 시민들의 수영장 사용을 위해 사용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교육청이 자체적으로 조례 등 규정을 만드는 게 어렵다면 관할 구청에 운영권을 넘겨주는 것도 고민할 수 있다. 대구시가 시설관리공단에 운영을 맡긴 두류수영장이 저렴한 강습료로 운영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지자체는 시설 운영에 필요한 예산 지원에도 교육청처럼 부담이 있지 않다. 실제로 수영장 건립 추진 당시에 수성구는 수영장 운영에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수성구가 예산 부담을 할 수 있다면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이다. 위탁을 맡은 업체와 계약이 끝난 후에나 가능하다는 게 한계다.

교육청 체육보건과 관계자는 “교육청뿐 아니라 수성구, 의회 등으로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어서 30일 수성구와 협의해 방안을 고민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