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의 영남대의료원 고공농성이 200일을 넘기자, 대구지역 예술가들이 박 지도위원의 고공농성에 힘을 보태고 나섰다. 이들은 박 지도위원의 고공농성을 외면하지 않겠다며 옥상 곳곳에서 예술행동을 통한 연대를 시작했다.
22일 오후 7시, 수성구 범물동 가락스튜디오 옥상에서 ‘수요예술옥상’ 프로젝트의 첫 무대가 열렸다. 이동우(기타, 보컬), 석경관(젬베) 씨의 퓨전밴드 ‘그리Go’는 박 지도위원을 응원하기 위해 30분가량 공연을 펼쳤다.
이동우 씨는 90년대에 노조 활동을 하던 20대의 박 지도위원을 처음 만났다. 당시 노조 위원장이던 박 지도위원은 이 씨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동지라는 말에서 경직된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박문진이 동지라고 하면 ‘동무 왔어?’ 하는 것처럼 편하게 들렸어요. 누구보다도 치열한 사람인데도 그래요. 박문진이 옥상에 올라갔을 때 매미 소리가 들렸어요. 그때 가을 낙엽 지면 소주 한잔 하자 했는데, 이제는 봄볕을 기다려야 할까요. 솔직한 마음은, 죽지만 말고 내려와라. 이겁니다. 소주 한잔 살 테니까.” (이동우 씨)
특별한 주최 단체 없이 대구지역 예술가들이 나서서 시작한 수요예술옥상 프로젝트는 박 지도위원이 고공농성을 끝낼 때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된다. 페이스북 페이지 ‘옥상의 예술가들’에 따르면, 앞으로도 다양한 옥상에서 콘서트, 전시회, 시낭송회 같은 예술행동이 이어진다. 29일, 다음 예술행동은 대구시 중구 대구참여연대 옥상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시민 누구나 옥상에서 자신의 예술행동을 촬영해 #수요옥상예술 #영대의료원해고자복직 등의 해시태그를 다는 방법으로 동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