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의료원 고공농성이 해를 넘겨 이어지게 됐다. 고공농성 184일째인 31일, 영남대의료원 노사는 ‘제3자 사적조종’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조정위원이 제시한 조정안 수용 입장을 밝혔지만, 의료원 측은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지난 9월 첫 사적조정은 노사 간 의견 차이가 심해 조정위원이 조정안조차 내지 못하고 결렬됐다. 이어 지난 10월 조정이 재개돼 조정안이 제시됐다. 조정위원과 노사는 두 달 동안 6차례 본회의와 실무회의를 벌이며 조정위원이 제시한 조정안을 두고 조율해 왔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6개월 동안 사적조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료원의 의지에 대해 일말의 신뢰를 버리지 않으려 노력해왔다”며 “노조는 미흡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연내 타결을 위해 전격적으로 수용하였으나, 의료원은 해고자 현장 복직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거부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의료원장은 지난 8월 공식 기자회견에서 “사적조정을 사회적 합의라고 생각하고 아주 전향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영남대의료원은 스스로 밝힌 약속을 저버리고 많은 이들을 기만했으며, 사적조정을 악용하고 무책임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김진경 영남대의료원 지부장은 “노조로서도 굉장히 어렵게 이번 조정안을 수용했다. 사측의 무책임에 실망과 함께 정말 착잡한 심정”이라며 “앞으로 노사 관계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 노조는 홀로 고공에 있는 박문진 지도위원을 방관할 수 없기에 모든 역량 쏟아부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 민주노총대구본부, 영남대의료원노동조합정상화를위한범시민대책위는 오는 2일 오후 1시 영남대의료원에서 공동 시무식을 열어 조정안을 공개하고 조정 결렬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7월 1일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 박문진(58,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 송영숙(42,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 부지부장)은 ▲해고자 원직 복직 ▲노조 기획탄압 진상조사 ▲책임자 처벌 및 재발 방지 ▲노동조합 원상회복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107일째인 지난 10월 송 부지부장이 건강 악화로 내려왔다. 조정안에는 노조의 5개 요구 중 일부가 수정 반영된 거로 알려졌다.
의료원 홍보팀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조정안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지만, 대법원 판결로 원직 복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는 힘들었다”며 “노조와 대화는 계속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