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인권단체들가 차별 행위 사유에서 ‘성적지향’을 삭제하는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한 우리공화당 조원진(대구 달서구병) 의원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우리공화당은 ‘동성애 반대’ 입장을 밝혀온 바 있다.
21일 오전 11시 2019대구경북인권주간조직위원회,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대구시 달서구 조원진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소수자를 삭제하고 차별을 선동하는 우리공화당 조원진 의원을 규탄한다. 조원진 의원을 비롯한 개악안 발의 의원들은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밝혔다.
지난 12일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 대표 발의한 ‘국가인권위원회법 일부개정안’은 차별 행위 사유에서 성적지향을 삭제했다. 또, “성별이란 개인이 자유로이 선택할 수 없고 변경하기 어려운 생래적, 신체적 특징으로서 남성 또는 여성 중의 하나를 말한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개정안에 대한 반발이 일자 일부 의원들이 공동 발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지난 19일 개정안을 철회했다.
우리공화당은 조원진, 홍문종 의원이 공동 발의에 참여했다. 개정안 철회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대한애국당은 “대한애국당은 동성애, 동성결혼 반대한다”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조 의원은 지난 6월 당 최고위원회에서 “정당 중에 당당하게 동성애를 반대하는 정당은 대한애국당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조원진 의원을 비롯한 우리공화당은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를 비하하거나 혐오, 차별을 선동하는 정치를 일삼았다. 그동안 인권시민단체는 무수한 경고와 규탄을 해왔다”며 “헌법이 명시한 존엄과 평등의 가치를 훼손하는 개악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더 이상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배진교 무지개인권연대 대표는 “남성, 여성뿐 아니라 다양한 젠더가 살아가고 있다. 트렌스젠더, 제3의 성이라 불리는 젠더퀴어들도 있다. 이미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존재를 삭제했다”며 “성소수자들이 정체성을 인정받고, 당당하게 살아가고자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힘쓰는데 어처구니가 없다. 인권을 증진해야 할 국회가 혐오와 차별을 선동해 총선 표 결집을 위한 꼼수만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유림 나쁜페미니스트 활동가는 “이번 개정안은 인권 같은 거 지키지 말자는 말과 같기에 마음이 먹먹하고 무거웠다. 차별금지사유에서 ‘성적지향’을 삭제한 것은 ‘인권위원회법’을 깡그리 다 삭제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지원 스쿨미투in대구 활동가는 “저는 통과되지 못한 경남학생인권조례가 생각났다. 학생에게 동성애, 낙태, 비행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보수단체들이 반대했다. 애초 보호를 요청한 적도 없지만, 성소수자 청소년은 보호의 대상에서 쏙 빠졌다”며 “그들은 자기들 마음대로 우리를 나누고 테두리 밖으로 몰아내려 한다. 우리의 인권을 마음대로 재단하지 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