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검찰이 박근혜 대통령 비판 전단을 제작·배포해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 기소된 둥글이 박성수(42, 군산) 씨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 박 씨는 7개월째 구속된 채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명예훼손, 집시법 2건에 대한 구속영장 기한 6개월이 되자, 집시법 1건이 추가돼 다시 한 번 구속됐습니다. 이 재판을 계속 취재한 기자는 재판부(대구지방법원 제2형사단독(판사 김태규))가 박 씨의 구속 상태를 늘리기 위해 애라도 쓰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검사가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재판부는 추가 증인을 세워 증거 채택 여부를 심리하자고 했습니다. <뉴스민>은 11월 24일 열린 심리에서 변호인단과 박성수 씨가 재판부에 밝힌 최후변론을 기록했습니다. 먼저 박 씨의 최후변론?전문을?공개합니다.?
웃음이 나오려다 말았습니다. 70년대 유신정권에서나 있을법한 재판이 2015년도 세계 경제 10대 대국인 대한민국에서 빚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특히, 저는 판사님이 이 재판을 왜 진행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상당히 의문스럽습니다.
애초에 판사님은 정치적인 편견을 가지고 사건을 했던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럴꺼면 처음 잡혀 왔을 때 즉결 처형을 해버리지 뭐하러 시간 낭비하면서 이런 재판을 진행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저는 이 자리가 재판하는 자리가 아니라 청와대 국무회의 자리라는 착각이 듭니다. 판사님이 저한테 최후변론 시간을 주셨지만, 제가 드리는 말씀을 판사님이 단 한마디라도 들어주실지 의문입니다.
제가 태어나서 여러 번 재판을 받아왔지만, 이렇게 믿음이 없는 재판은 처음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청도 송전탑 반대 활동가에 대해 판사님은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시켰습니다. 그런데 2심에서 무죄판결 났습니다.
더 말씀해서 뭐하겠습니까, 판사님. 올해 3월 수사기관에서 전단지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자 국내언론은 앞다투어 이 문제를 다뤘습니다. 외신에서까지 관심을 가졌습니다.
스페인 통신사에서 저한테 연락이 와서 한참 취재 후 기사가 나갔습니다. 기사 마지막에 이렇게 정리가 됐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전단지로 대통령을 비난하고 다닌다는 이유로 이런 수사가 진행돼고 있다. 북한의 김정은이 보고 따라 할만한 수사다.’
정말 창피했습니다. 국격이 떨어진다는 것은 바로 이런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저는 구속됐고 7개월째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 서 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이런 건 없습니다만, 부끄럽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박근혜 정권은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라면 원내대표까지 짓밟고 철저히 보복과 응징의 정치를 하는 집단입니다. 지난 7개월 동안 정권의 작은 축소판이 이 재판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판사님, 맹자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부디 이 재판 7개월 동안 있었던 과정 되돌아보시고, 고민해주길 바랍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