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청년작가 안효찬, 이성경, 정재범, 배문경, 이소진의 전시회가 대구문화예술회관 1~5 전시실에서지난 3일부터 열리고 있다. 전시 제목은 2019 올해의 청년작가전으로 11월 2일까지 이어진다.
올해의 청년작가전은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지역 신진 작가(25~40세)를 발굴·지원하기 위해 1998년 시작해 올해로 22회째 열고 있는 전시회다.
전시 기획을 맡은 안혜정 대구문화예술회관 주무관은 “작가들은 개인적인 경험에서부터 사회적 문제에 대한 생각, 매체와 감각에 대한 실험까지 동시대 미술에 대한 작가로서의 고민이 담긴 주제들을 신선한 시각으로 전시장에 펼쳤다”고 말했다.
안효찬 작가는 환경을 파괴하며 짓는 건축 현장에 사슬에 묶인 돼지를 배치한 ‘생산적 미완’ 시리즈를 선보였다. 그의 주제는 ‘게으른 폭력’으로 자연에 대한 인간의 탐욕과 욕망을 이야기한다.
정일주 월간 ‘퍼블릭아트’ 편집장은 “안효찬이 선보이는 작은 세상은 결코 아름답지 않으며 망가짐과 홀로코스트, 범죄에 대한 대담하고 집요한 해석으로 응축된다. 그는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한 돼지의 모습을 통해 사회를 미러링하는데, 작품 속 돼지는 ‘순수함의 가능성’에 대한 은유인 셈”이라고 말했다.
정재범 작가는 ‘믿음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작업을 통해 종교, 무속신앙, 자본주의 등 사람들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믿음의 형태를 ‘바벨’, ‘방언’, ‘염력 쌓기’ 같은 작품으로 그렸다. 주제는 ‘FLAT EARTHER(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다.
미술평론가 이선영은 “정재범은 자신의 유사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인간사회를 말하고자 한다. ‘믿음의 기도는 병든 자를 구원하리니 주께서 그를 일으키시리라’는 종교적 메시지가 새겨진 나무가 공중에 붕 떠 있는 듯이 연출된 ‘바벨’(2019)은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한 믿음의 대표적인 방식인 종교를 호출했다. 마음으로 물질을 움직이는 유심론적 사고는 애니미즘부터 종교에 이르는 관념 역사에 선명하다”고 말했다.
이성경 작가는 시간이 지나고 기억 속에서 지워져 실제가 아닌 ‘그림자가 되어버린 풍경’들을 담은 회화 작업을 선보였고, 배문경 작가는 우리에게 친숙한 민화의 이미지를 3D 프린터로 입체화한 조형물에 영상을 투사하는 작품 ‘이상한 나라의 민화이야기’를 내놨다. 이소진 작가는 잡초, 나뭇가지, 기근(공기 뿌리), 도깨비 풀 등 흔히 지나칠 수 있는 주변 환경 속의 대상을 습관적으로 관찰하고 수집하며 작품화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깨비 풀을 뜻하는 ‘도꼬마리’라는 자연 생명체의 생존 본능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설치 작업으로 표현했다.
지난 3일 개막한 올해의 청년작가전은 전시 기간 동안 토요일마다 ‘작가와 함께하는 창작클래스’를 진행했다. 남은 창작클래스는 안효찬 작가와 ‘내가 바라본 세상 만들기’가 오는 26일에 진행되고, 배문경 작가와 ‘입체 민화 만들기’가 11월 2일에 진행된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지난 10일부터 11월 9일까지 올해의 중견작가전도 진행 중이다. 전시 문의는 053-606-6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