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이 116일째 고공농성 중인 가운데 노사가 ‘제3자 사적조정’을 다시 시작한다.
지난 23일 오후 5시, 영남대의료원 노사는 대구고용노동청에서 사적조정 재개를 위한 실무협의를 벌였다. 지난 사적조정이 별다른 결론을 못 내고 종료한 지 한 달 만이다. 조정위원(오길성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최성준 경북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과 김성호 영남대병원장, 김진경 영남대의료원지부장 등 노사 각각 3명이 참석했다.
이번 사적조정은 조정위원과 대구고용노동청이 먼저 제안했다. 고공농성 100일이 지났고, 추위가 본격적으로 다가오면서 노사 모두 사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이날 조정위원은 노사 양측에 보다 현실적인 안건을 갖고 논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다음 주 중 노사 대표자가 참여하는 조정회의를 열 예정이다. 지난 사적조정과 달리 조정 기간이나 본회의 횟수를 따로 제한하지는 않았다.
김진경 지부장은 “지난 조정에서 노조는 5가지 요구사항을 내걸고 따로 안건은 제시하지 않았는데, 더 다가갈 수 있는 안건을 낼 것”이라며 “사측도 안 된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안을 갖고 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사적조정 마지막 본회의에서 조정위원은 노사 간 입장차가 커서 조정안을 낼 수 없다고 결론짓고, 중재 역할을 계속하기로 한 바 있다.
보건의료노조, 민주노총대구본부, 영남대의료원노동조합정상화를위한범시민대책위는 오는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4박 5일 동안 ‘영남대의료원 투쟁 승리를 위한 도보 행진’을 벌인다. 경주 최부자집에서 출발해 영남대학교를 거쳐 1일 영남대의료원에 도착한다. 박문진 지도위원도 고공농성장에서 하루 500배 투쟁을 함께할 예정이다.
지난 15일 송영숙 부지부장은 건강 악화로 고공농성 107일 만에 내려왔다. 내려온 직후 병원에 입원한 뒤 지난 18일 퇴원해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지난 7월 1일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 박문진(58, 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 송영숙(42, 현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 부지부장)은 ▲해고자 원직 복직 ▲노조 기획탄압 진상조사 ▲책임자 처벌 및 재발 방지 ▲노동조합 원상회복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해고 문제가 불거진 2007년 창조컨설팅 심종두 노무사가 의료원 측 자문을 맡았다. 심종두 노무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