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파업 중인 가운데 정규직 노조도 오는 23일 파업을 예고했다. 정규직 노조가 파업에 나서는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5년 만이다.
17일 경북대병원 노조(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대경본부 경북대병원분회)는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 찬성 80.9% 압도적으로 파업이 가결됐다”며 “병원이 조합원의 절실한 요구를 외면한다면 노동조합은 23일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간호 1등급 적용 ▲간호사 1인당 환자 8명 제한 ▲환자 이송 등 안전 업무 2인 1조 근무 ▲업무지원직 신규 입사자 ‘시보’ 적용 폐지 ▲간접고용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보직자 상향평가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경북대병원 노사는 지난 7월부터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시작해 본교섭, 실무교섭 등 모두 24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9월 말 경북지방노동위원회 조정을 신청했지만, 지노위는 지난 15일 최종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노조는 오는 22일 파업 전야제를 열고, 교섭에 진척이 없으면 23일부터 전면 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노조는 “지난 2014년 파업 이후 5년 만의 파업 돌입이다. 환자를 뒤로하고 일손을 놓는 파업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노동조합은 파업이라는 파국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하지만 병원이 지금처럼 수용 불가 입장만 고수한다면 노동조합은 환자와 직원이 더 안전한 병원을 만들기 위해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병원 관계자는 “모두 70개가 넘는 사항 중에 일부는 수용했다. 간호 인력 충원 문제나 경영 평가 지적 사항 등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며 “계속해서 교섭하고, 환자들에게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말했다.
그러면서 “용역 근로자 정규직 전환 문제도 노조 요구 사항 중 하나인데, 이 건은 단체교섭 사항이 아니다”며 “정규직 전환 협의를 하고 있지만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다. 자회사냐 직접 고용이냐를 놓고 계속 조율 중이다”고 덧붙였다.
비정규직 노조(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경북대병원 민들레분회)는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지난 5월 첫 파업에 나섰다. 전국 국립대병원과 공동 파업을 4차례나 벌였고, 지난 8일 다시 무기한 파업에 나섰다. 이들은 현재 파업과 조업을 번갈아 가며 하는 파상 파업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