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일째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영남대의료원 노사 문제를 풀기 위한 사적조정이 조정안을 내지 못하고 종료했다.
지난 26일 오후 3시 영남대의료원 노사와 조정위원(오길성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최성준 경북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은 마지막 조정회의를 열었다. 조정위원들은 본회의와 노사 면담 등 오후 9시 30분께까지 조정을 이어갔지만, 결국 노사 입장 차이가 커서 조정안을 낼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다만, 노사는 앞으로 지속해서 대화를 이어나가고, 조정위원도 필요하면 중재 역할을 하기로 했다.
김진경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장은 “노사 간 입장 차이가 분명해서 조정을 종료하고, 계속 대화를 해나가는데 노사가 동의했다”며 “입장을 좁히기에 열흘이라는 조정 기간이 길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노조의 요구에 대해 의료원은 법과 의료원 규정에 따라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마지막 인내로 노사 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그러나 의료원 측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다면 전조직적 역량을 총동원하여 총력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영남대의료원 홍보팀 관계자도 “의료원도 사적조정에 기대를 걸고 있었는데 아쉽다. 조정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대응에 대해서는 논의 후 입장을 내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고공농성 100일을 맞는 오는 10월 8일 영남대의료원 앞에서 ‘영남대의료원 투쟁 승리, 영남권 노동자 대회’를 열 예정이다.
노사는 지난 6일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68일 만에 사적조정에 합의하고, 17일부터 본회의 3회와 실무회를 통해 조정을 이어갔다.
지난 7월 1일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 박문진(58, 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 송영숙(42, 현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 부지부장)은 ▲해고자 원직 복직 ▲노조 기획탄압 진상조사 ▲책임자 처벌 및 재발 방지 ▲노동조합 원상회복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해고 문제가 불거진 2007년 창조컨설팅 심종두 노무사가 의료원 측 자문을 맡았다. 심종두 노무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관련 기사=왜 고공에 올랐나…‘노조파괴’ 창조컨설팅 성과였던 영남대의료원(‘19.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