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엑스코가 새로 선임한 대표를 두고 뒷말과 우려가 제기된다. 신임 대표는 선임 전부터 내정설이 돌았고, 권영진 대구시장과 인연도 주목받고 있다. 대구시는 내·외부에서 공공기관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 마련에는 소극적인 데다 기관장 선임에서 잦은 잡음을 표출하고 있다. 대구도시공사 사장 연임 문제가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되고, 권 시장의 비서실장이 대구메트로환경 사장으로 간 사례가 대표적이다. (관련기사=대구도시공사 규정 위반 연임 논란···관련 공무원 ‘불문 경고’(‘19.7.18), 김태한 ‘전 권영진 비서실장’ 대구메트로환경 사장으로(‘19.5.30))
엑스코는 지난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서장은(54) 전 서울 정무부시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지난 9일 임원추천위원회가 서 대표를 1순위 후보로 추천했고 큰 이변 없이 서 대표가 새로 선임된 셈이다.
서 대표는 엑스코 주요 업무인 전시·컨벤션 이력이 없는 데다 선임 전부터 내정설이 돌아 뒷말이 남는다. 엑스코 대표 선임에 대구시 입김이 강하게 미치는 데다 서 대표 이력이 권영진 대구시장과 겹치는 점이 많은 것도 뒷말의 이유 중 하나다. 더구나 대구시는 지난해부터 대구시의회에서 제안된 공공기관 견제 제도 도입엔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장악력을 놓지 않으려 한다는 지적이 인다.
경북 포항 출신인 서 대표는 권 시장과 마찬가지로 고려대를 나왔다. 권 시장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 첫 정무부시장(‘06.7~’07.12)을 지냈고, 서 대표는 2008년 5월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을 거쳐 2009년 11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정계에선 오세훈 전 시장의 측근으로 인식된다. 2004년과 2012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새누리당으로 서울 동작구갑에 출마하기도 했지만 당선된 적은 없다.
엑스코는 대구시가 지분 81.1%를 갖고 있어서 인사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이번 임원추천위원 7명 중 4명도 엑스코 이사와 대구시 담당 국장 등 내부 인사가 들어갔고 외부 인사는 3명에 그쳤다. 하지만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제도 마련에는 소극적이다.
대구시의회에선 공공기관에 노동이사를 선임하도록 하는 조례(‘대구광역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운영에 관한 조례안’)와 임원 보수를 규정하는 조례(‘대구광역시 공공기관 임원 보수기준에 관한 조례안’)이 발의됐지만, 모두 대구시 반대에 부딪혀 심의도 못 하고 있다. (관련기사=대구시의회, 노동이사제 도입 보류···11월 정례회서 다루기로(‘18.10.10), 대구 살찐 고양이 조례 등 3건, 심사도 못 해보고 폐기될 처지(‘19.9.19))
해당 조례안을 발의한 김동식 대구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노동이사 조례나 살찐 고양이 조례 같은 공공기관 견제 제도에는 소극적이면서 내정설이 도는 건 문제”라며 “견제 제도가 마련되면 의혹을 사전에 차단하거나 대구시가 해명할 수 있는 근거도 될 텐데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대구경실련은 내정설 등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공개해 검증해줄 것을 요청했다. 대구경실련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구시는 임원추천위원 명단, 회의자료, 회의록 등 관련 정보는 개인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정보, 공정한 업무 수행에 현저한 지장 초래 등의 이유로 비공개한다는 입장”이라며 “그래서 대구시 산하기관 임원 선임 의혹은 모두 규명되지 않고 의혹 대상이 되었던 인사들은 이를 해소하지 못한 채 임원직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내정설이 돌고, 전시·컨벤션 분야 이력이 전무하다는 이유만으로 서 사장 선임을 부당한 것으로 단정할 순 없다. 서장은 사장이 권 시장과 동문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라며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는 점이다.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관련 정보를 공개해 사회적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