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이 직접고용을 외면하는 회사가 손해배상 청구로 노동자를 탄압하고 있다며 규탄하고 나섰다. 아사히글라스는 2012년 국무총리 산하 ‘대일 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지정한 전범기업이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금속노조, 손잡고는 20일 서울 종로구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사히글라스의 노동 탄압을 규탄했다.
경북 구미 유리제조업체 아사히글라스가 직접고용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를 상대로 5천2백만 원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 지급명령을 신청했다. 회사 출입문 바닥 등에 노조원들이 래커로 낙서를 해 도로 재포장을 하는데 비용이 발생했다는 이유다 법률 자문은 김앤장이 맡았다. (관련 기사=아사히글라스, 래커 칠한 노동자에 5천2백만 원 손배 청구)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는 “교섭회피와 노동청의 직접고용 시정명령마저 무시한 아사히글라스가 도리어 노동조합활동을 “범죄행위”로 낙인찍으며 ‘김앤장’을 앞세워 손해배상 소송마저 제기한 것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권리마저 빼앗는 것“이라며 ”정부차원의 개입과 해결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구미 국가4산업단지에 입주한 일본계 외투기업 아사히글라스는 토지 무상임대, 지방세, 관세, 법인세 감면 등 여러 혜택을 받았다. 2015년 5월 29일 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 지티에스에서 일하던 노동자 138명은 노조를 결성했다. 6월 30일 아사히글라스가 지티에스에 도급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됐다. 그해 7월 21일 노동자들은 구미고용노동지청에 회사를 부당노동행위·불법파견 혐의로 고소했다.
구미고용노동지청은 2017년 8월 31일 아사히글라스에 대해 부당노동행위 무혐의, 불법파견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넘겼고, 9월 22일에는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178명을 11월 3일까지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 지시도 내렸다. 아사히글라스는 노동부 행정 지시를 이행하지 않고 행정소송에 들어갔다. 검찰은 올해 2월 15일 파견법 위반 혐의로 아사히글라스 등을 기소했고, 재판이 진행 중이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일본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지만, 대사관 측에선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아사히글라스는 일본 3대 재벌이자 군함도 조선인 강제동원, 2차 세계 대전 가미카제(제2차 세계대전 말기 전투기에 폭탄을 싣고 적함에 충돌하여 자살 공격한 일본제국의 특공대)의 전투기 제로센(A6M) 등을 제작한 재벌 미쓰비시 계열 기업이다. 미쓰비시와 함께 전시 만주~조선 지역 공장 설립, 내화 벽돌, 전투기 유조탱크 보호막 생산 등 군수 산업에 기여했다. 패망과 함께 해방 이후 한반도에서 철수했던 아사히글라스는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구미시장이던 2004년 구미시와 경북도의 유치로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관련 기사=MB가 ‘강추’한 일본 전범기업 아사히글라스의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