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청이 청소노동자 A 씨에게 수당을 잘못 지급한 문제가 드러나자 A 씨를 해고했다. A 씨는 31일 해고를 통보받고 1일부터 해고됐다. (관련기사=쉬는날 찍힌 출근도장, 확인없이 월급···중구청 청소노동자 관리 부실(‘19.7.25))
앞서 중구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봉투 창고 담당자로 일하던 A 씨의 휴일수당 지급 내역과 봉투 창고 보안 프로그램 해제 내역이 일치하지 않는 점이 드러나 수당 부정 지급 문제가 알려졌다. A 씨가 출근하지 않은 휴일에도 근무 기록 카드에는 A 씨 도장이 찍힌 사실이 확인됐다. 중구청은 24일 환경미화심사위원회를 열어 A 씨에 대한 징계를 확정했고, 31일 징계 결과를 통보했다.
A 씨는 직접 도장을 찍지 않았고, 고의로 수당을 받은 것도 아니라고 해명한다. 또한, 구청 시스템 문제로 수당이 잘못 지급된 것을 노동자에게만 책임을 물어 해고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A 씨는 “30년 동안 구청에서 일했고 처음 일할 때부터 내가 스스로 도장을 찍지 않았다. 구청에서 도장을 달라고 해서 예전부터 그렇게 찍은 것”이라며 “급여는 주는 대로 받은 것이다. 기본급이 얼마고 수당이 얼마고 이런 걸 따져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래 일하는 동안 구청은 단 한 번도 (수당 문제를) 확인해 본 적이 없다. 한 번이라도 검토해서 알려줬으면 문제가 바로잡혔을 것”이라며 “해고는 억울하다. 당장 일하지 말라고 하는데 정리할 수 있는 시간도 주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중구청 청소노동자 B 씨는 “이번 사건이 해고까지 할 사건인지에 대해 A 씨도 억울한 면이 있을 것”이라며 “A 씨는 자기가 출근하지 않고 수당을 더 받으려고 도장을 찍은 적이 없다고 해명한다. 실제 누가 어떻게 도장을 찍었는지 아직 밝혀진 게 없다. 이 문제가 A 씨만 100% 잘못한 게 아니고 구청 시스템이 부실했던 것인 만큼 진상부터 밝히고 책임자들에게 제대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구청은 해당 사건을 두고 구청 관리·감독에 문제가 없었는지 자체 감사를 벌이고 있다. 이경숙 중구의원(더불어민주당)은 “A 씨만 다 덮어쓰는 게 아닐까 우려스럽다”며 “이번 문제는 부실한 시스템 문제이고 구청 공무원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잘못이다. 자체 감사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