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남산동 4-5지구 재건축 사업을 앞두고 지역 내 상가 세입자들이 이주 대책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지난 5월부터 재건축 지역에서 사전 작업을 하려는 사업자 측과 세입자 단체 간 충돌이 벌어지면서, 강제철거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세입자들이 모인 남산상가철거민대책위에 따르면, 이달 3일 사업 지역 내 상가에 법원의 철거 계고장이 붙었다. 이들은 조만간 강제철거가 진행되면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2018년 5월 29일 결성 당시 52명이던 대책위에는 현재 10여 명이 남아 있다. 대책위는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주거이전비, 영업보상비, 이사비 등을 요구하고 있다.
8일 오후 3시, 대구 중구청 앞에서 반빈곤네트워크 등 10개 단체는 남산동 4-5재건축 지구 세입자 생존권 보장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주능력이 없는 상가세입자로서는 대책 없는 재건축에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라며 “이번 재건축 사업은 이윤 창출만을 목적으로 철거민의 기본권은 짓밟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인기 남산상가철거민대책위원장은 “수십 년 상가 운영하며 열심히 살다 보니 어느 순간 불법 점유자가 됐다. 누구도 이주 대책을 세우지 않고 막가파식 개발에만 나선다”라며 “세입자도 재산권이 있다. 그런데도 무작정 삶의 터전에서 몰아내려고만 한다. 아무 데도 호소할 곳이 없다”라고 말했다.
황순규 민중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세입자들은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대구에서도 도시 정비 사업이 많았는데 지금처럼 문제 된 적이 없었다. 재건축 사업은 법적으로 이주비 등 보상 관련 법리가 없어 세입자 고통으로 이어지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집회 후 대책위는 한상국 중구청 환경건설국장과 면담했다. 면담 결과, 중구청은 대책위와 사업 시행 조합 간 간담회를 추후 마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