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군(군수 백선기)이 2015년부터 수의계약으로 발주한 가로등, 보안등 설치·보수 공사 및 각종 전기 공사 중 86%를 특정업체가 몰아받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구참여연대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행정의 부작위나 거래 업체들과 특수관계, 보이지 않는 거래 관계 등이 없으면 이해하기 어렵다”며 경상북도에 감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대구참여연대는 지난 5년간 칠곡군이 관내 전기공사 업체 62곳을 대상으로 발주한 수의계약 411건 중 355건(86.3%)을 A, B 업체가 수주했다고 설명했다. A 업체가 186건 약 22억 원을 맡았고, B 업체가 169건 약 18억 원을 맡았다. 금액으로 따지면 47억 원 중 85.7%를 업체 두 곳이 독점한 것이다.
대구참여연대는 A, B 업체가 맡아 한 355건 중 105건은 쪼개기 공사 의혹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참여연대는 “같은 내용의 공사임에도 같은 날에 몇 개로 나누어 계약한 경우, 몇 달간 수차례 차수로 쪼개어 계약한 경우 등 실태가 심각한 지경”이라고 짚었다.
대구참여연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A 업체는 2017년 칠곡군 북삼읍 가로등과 보안등 고장 수리를 맡아 하면서 각각 1,410만 원, 1,840만 원으로 나눠 같은 날 계약을 맺었다. B 업체도 2018년 왜관읍 보안등 설치공사를 진행하면서 총액 5,120만 원을 그해 4월부터 12월까지 7차례 거쳐 나눠 계약했다. 두 업체는 비슷한 계약 방법으로 칠곡군 읍·면의 사업을 여러 차례 맡았다.
대구참여연대는 “칠곡군 본청과 산하 기관들이 전기공사 수의계약 실태가 심각”하다며 “많은 지자체가 전자입찰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에도 칠곡군은 과거 행태를 답습하고 있고, 공사 쪼기개 및 금액 짜맞추기 등 부작위로 수의계약을 일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칠곡군의 이런 행태는 행정의 부작위나 거래 업체들과 특수관계, 보이지 않는 거래 관계 등이 없으면 이해하기 어렵다”며 “불공정 특혜행정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칠곡군 전기공사 업체들과 함께 경상북도에 감사를 청구했다”고 덧붙였다.
칠곡군 회계과 관계자는 “보통 사업부서에서 제대로 공사할 수 있는 업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잘하는 업체에 수의계약이 갈 수 있다”며 “공사가 최근 수십년간 발주되고 수행된 업체들이 있기 때문에 재정이 탄탄하고, 공사가 잘 시행되는 업체들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