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영덕핵발전소 유치 찬반 주민투표가 첫날 49.2%의 투표율로 순조롭게 마감됐다.
영덕핵발전소 유치찬반 주민투표 관리위원회(주민투표 관리위)는 이날 7985명이 투표해 신규 등록 포함 투표인명부(16,234명) 기준으로 49.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투표시작 시 투표인명부 수는 12,008명이었으나, 4,226명의 영덕군민이 투표소 현장에서 신규로 투표인명부에 등록하고 투표에 참여했다.
영덕군 전체 유권자는 3만4천여 명이다. 이번 주민투표는 만 19세 이상 영덕군민이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하지만 영덕군과 선거관리위원회가 주민투표 사무에 불참해 사전에 명부에 등록한 주민만 유권자 수에 포함돼 투표를 치렀다. 하지만 주민투표 시작과 함께 신규 등록자가 늘어나 전체 유권자가 늘어나게 됐다. 주민투표 관리위는 신규 등록수가 많아진 것으로 보아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투표자 가운데 최고령자는 박순기 씨(지품면 용덕2리, 1910년 출생)로 올해 106세다. 20곳에 마련된 주민투표장에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승합차 등을 이용해 투표소를 방문하는 등 높은 열기를 드러냈다.?11일 오후에 투표한 주민 가운데는 포항, 울산, 부산 등지에 살면서 주민등록 소재지를 찾아 영덕을 다녀간 이들도 있었다.
당초, 정부와 한수원이 “원전은 국가사무라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라며 주민투표에 대해 ‘가짜 투표’라며 ‘투표 불참’을 종용했지만, 주민들은 투표소를 방문해 주권 행사에 직접 나섰다.
강구면 제1투표소를 방문한 한 주민은 “남 투표하면 나도 해야지. 세상 돌아가는 거는 아무 것도 모르지만, 투표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표인원 동향 파악을 위해 투표소 주변에 한수원 직원이 지켜보고 있었지만, 주민들은 개의치 않았다. 달산면 제1투표소에서 만난 주민은 “한수원에서 반대하려고 저기 나와 있네요. 커피 한 잔 타서 대접 갈라고요. 자기 일이니까요”라며 “투표 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하니, 내 일은 내가 지켜야?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20곳 투표소에서 관리관 확인을 거쳐 봉인된 투표함은 영덕성당과 영해성당으로 호송된 뒤 12일 새벽까지 보관된다. 12일 오후 8시 이틀간의 투표가 종료되면 영덕농협 2층 회의실에서 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