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민단체가 미스코리아 대회 등 미인대회가 성 상품화를 조장하고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3일 오전 10시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국가인권위 대구인권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성의 성 상품화, 여성 외모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는 미인대회는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구시, 대구 동구청, 경상북도까지 반여성적이고 성 상품화를 조장하는 행사에 세금을 사용한 사실은 아연실색하기에 충분했다”며 “대구시와 TBC는 미인대회 행사 강행에 대해 사죄하고, 국가인권위는 헌법이 규정한 평등권을 침해하는 미인대회를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①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강혜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인류 역사 이래 누군가에게 선택되거나 보여주기 위해 전시되는 몸은 항상 그 사회의 약자였다. 미인대회는 21세기 대한민국 여성이 여전히 약자임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 미인대회가 열리고 있다. 오늘 국가인권위 진정이 더는 이런 행사가 기획되지 않도록 하는 초석이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장지혁 대구참여연대 정책팀장은 “대구시는 우수상품판매촉진이라는 항목으로 예산을 배정했다. 하지만 ‘미스 대구 선발대회’가 메인이었다”며 “예산서에 미스코리아 대회 후원이라고 하면 논란이 될 거 같으니, 눈 가리고 아웅했다. 사회적 편견을 강화하는 데 예산쓰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이용근 국가인권위 대구사무소장에게 직접 진정서를 제출했다.
지난 5월 24일부터 2박 3일 동안 대구한국일보, 엠플러스한국은 ‘미스 대구·경북과 함께하는 2019 내고장 사랑 대축제’를 열었다. 축제는 대구, 경북의 우수 농·특산물, 중소기업 우수 제품을 한자리에서 선 보인다는 취지로 대구시 5백만 원, 경북도 7천만 원 보조금을 지원했다. 축제 중 ‘미스코리아와 함께하는 불금파티’, ‘미스 대구 선발대회’가 포함됐고, 지역민영방송 TBC가 중계를 해 여성단체의 반발을 샀다. (관련 기사 : ‘미스코리아 대회’ 지자체 후원·중계 논란…여성단체, “성 상품화 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