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시민단체, “영덕 주민투표 정당···적극지지”

"주민투표는 지방자치와 민주주의의 꽃"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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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종교, 정당, 시민사회단체가 영덕 핵발전소 유치찬반 주민투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9일 오전 10시 30분, 경북도청 앞에서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녹색당, 천주교대구대교구정의평화위원회 등 20개 노조·정당·시민·종교단체가 ‘영덕핵발전소 유치찬반 주민투표 대구지역 제정당노동시민사회단체 지지선언 및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형 원전사고가 일어나면 최소 반경 30km는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으로 변하고, 사고가 나지 않아도 주변 지역은 방사성물질로 오염된다. 그런데도 정작 피해 입을 주민들의 의사는 전혀 묻지 않았으니 주민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국가 사무는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다’는 정부 입장에 대해 이들은 “주민투표는 지방자치와 민주주의의 꽃이다. 아무리 국가가 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주민들의 삶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면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이들은 “선관위가 주민투표법의 자의적이고 일방적인 해석에 근거해 주민투표를 관리하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며 “핵발전소 같은 중대한 사안에 주민들이 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헌법적 기본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후쿠시마 핵참사 이후 전 세계가 핵발전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사용후핵연료 문제만 봐도 경제성도 없는 것으로 판명?난 사양산업”이라며 “이 정부는 전 세계적 성찰의 흐름과 정반대의 길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병우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정부는 2030년까지 신규 핵발전소 13개 더 필요하다고 하며 그중 2개를 영덕에 짓겠다고 고집한다”며 “주민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정책은 지역주민 의견 듣는 게 정상인데 주민 의견을 듣지 않고 핵발전소를 지으려고 한다. 오히려 주민투표를 관이 나서서 방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숙례 대구아이쿱생협 이사장은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주변 지역이 아직도 접근할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됐다. 지금 있는 핵발전소로도 전기가 남는데 왜 계속 핵발전소에 매달리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상북도는 6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국가에너지정책에 의해 추진 중인 영덕 천지원전 건설과 관련하여 법적 근거도 없고 효력도 없는 찬반투표는 분명히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영덕 주민들은 오는 11일 민간주도로 핵발전소 건설 찬반 주민 투표를 실시한다. 계획대로 주민투표가 진행되면 핵발전소 찬반투표는 지난해 강원도 삼척시에 이어 두 번째다.

추진위는 지난 7월 정부에 주민투표청구인대표자 교부신청을 했지만, 이희진 영덕군수가 법적인 주민투표 요구를 거부하면서 민간주도 주민투표에 나서게 됐다.

정부는 영덕군 영덕읍 석리·매정리·창포·노물리 일대 320여 만㎡에 핵발전소 4기를 건설할 수 있는 전원개발예정지구로 2011년 고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