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전 원내대표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과거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가 표명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4일 오후 12시 대구에서 열린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나선 정부를 향해 쓴 소리를 쏟아냈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국정화는 역사 퇴행이다. 히틀러가 그랬고, 일제가 그랬다. 강하게 반대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첫 번째 여성 대통령으로서 성공했으면 바람이지만, 포용과 부드러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그것은 국민들이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MBC 기자로 있던 시절 박근혜 대통령을 인터뷰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1989년 인터뷰 할 때 5·16에 대해 구국혁명이라고 했고 유신도 필수불가결 했다고 말했다. 사람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며 “역사교과서도 단순하게 나온 게 아니고 89년부터 이미 생각하던 것이다. 이제 대통령이 됐으니 대한민국을 통합하는 대통령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도 대구에서 박영선 전 원내대표와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비판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오후 3시 새정치민주연합 대구시당사에서 “교과서 문제의 진단과 처방이 모두 잘못됐다. 검정과정을 거친 2015년 교과서가 아닌 예전 교과서를 편향된 교과서라고 한다. 처방 또한 자유민주주의에 역행하는 방법“이라며 정권이 바뀌면 금방 바뀌는 교과서는 지금이라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성명을 통해 이들은 “국정화 강행은 반민주적, 반국민적 폭거다. 정부여당의 행태에서 집단적 퇴행과 일탈의 징후를 느낀다”며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모습은 오만과 독선 그 자체다. 국정화 강행은 임기 중 최대의 실책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내년 총선을 겨냥하여 국정운영의 실패를 덮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아버지의 명예회복을 위한 것인가?”라고 물으며 “국민을 편가르고 지지층만 결집시키는 정치로는 모순만 더욱 커져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담화문을 통해 “국정교과서를 막기 위한 모든 법적·제도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이미 헌법재판소는 1992년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사실상 위헌판결을 내렸다”며 “헌법소원을 비롯해 진행 단계별 법적 저지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10월 12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 방침을 행정예고 했다. 이달 2일까지 20일간의 의견수렴이 끝나고 5일 확정고시를 할 예정이었으나, 의견수렴이 끝난 직후인 3일 확정고시를 발표해 ‘졸속 강행’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