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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에 경북대 학생들이 역사 교과서 심폐소생술에 나섰다.
3일 오전,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중학교 ‘역사’ 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는 ‘중·고등학교 교과용 도서 국·검·인정 구분(안)’을 확정 고시했다.
이날 오후 12시 30분,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경북대 네트워크’는 대구시 북구 복현동 경북대학교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예고 시간만 지키는 것이 절차에 따른 공정한 집행이 아니다. 정부와 여당은 국민의 반대 목소리가 들리지 않느냐”며 “오늘이야말로 부끄러운 역사의 하루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은 역사 교과서를 고쳐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라, 청년들의 절망하는 현실을 정부가 귀 기울이고 고칠 때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것”이라며 “(정부는) 역사를 정권의 선전도구로 삼으려 하지 말고 민생을 위한 정치를 하라. 선대의 수치를 미화하려 하지 말고, 그를 반면교사 삼아 교훈을 얻는 것이 후손된 도리”라고 지적했다.
김한결 네트워크 대표(경북대 사학과 학생)는 “정부는 애초에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생각이 없었다. 확정 고시 이전에 이미 예산을 편성해 국정화 작업을 하고 있었다”며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성 중립성은 헌법에도 명시돼 있다. 정부는 헌법을 위배하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작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오늘부로 역사의 심장이 멈추었다”며 역사 심폐소생술 퍼포먼스를 벌였다.
네트워크는 이날 오후 북문에 농성장을 설치한다. 매일 오후 5시부터 학생과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서명을 받고, 사학과 교수 등과 함께 거리 강연도 준비하고 있다. 또,?오는 5일 오후 학내 집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역사학도 네트워크 대구·경북권역’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는 오히려 의견 수렴 기간에 더 강압적인 태도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했다. 오늘 의견 수렴 기간이 끝나자마자 교육부는 국정화를 행정고시했다”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헌법을 무시하는 행위이며, 역사 연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선의 왕도 사관의 권한을 침해하지 않았기에 조선왕조실록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런데 현 정부는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역사학과 교육학을 침해하고 있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받아들이고 헌법을 수호하기 위해 국정화로의 역행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역사학도 네트워크 대구·경북권역’은 경북대 사학과, 고고인류학과, 역사교육과, 계명대 사학과, 대구대 역사교육과, 대구가톨릭대 역사교육과, 동국대 국사학과, 고고미술사학과가 참여하고 있다.
역사학도 네트워크는 4일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 철회를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