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이시아폴리스일반산업단지 내에 자리해 있는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직원 국민연금 등 4대 보험료 등을 체납하는 등 경영 악화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패션, 봉제산업에 발전에 필요한 기술혁신 연구개발과 지원을 위해 설립된 연구기관으로 산업통상자원부가 관할한다.
내년이면 설립 10주년을 맞지만 연구원은 꾸준하게 이사장, 원장 등의 비리로 몸살을 앓았다. 최근에는 이사장이 돌연 사퇴하고, 이사회에서 연구원장 사임 권고를 하는 등 극심한 악재를 겪고 있다.
지난달 27일 열린 연구원 이사회에서 김시영 이사장은 2020년 4월까지 남은 임기를 두고 사퇴했다. 같은 날 이사회는 주상호 원장의 경영능력 평가를 통해 사직을 권고했다. 이사장이 돌연 사퇴하면서 지난 6일 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대구패션페어’와 ‘직물과 패션의 만남전’은 수장 없이 치뤄졌다.
13일 전국공공연구노조 한국패션산업연구원지부는 성명을 통해 “3월 11일 연구원 내부 직원들은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사업장 국민연금 보험료 체납 사실 통지문’을 받았다”며 “내용은 2018년 12월분부터 국민연금 보험료가 미납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연구원에 극단적인 경영악화 상황이 도래된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을 도래시킨 경영진은 연구원의 안정된 운영을 위한 예산 확보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의 원장에 대한 경영평가 낮은 점수 부여, 사직 권고에 대해 승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듯하다”고 짚었다.
이어 “연구원 이사들은 이사로서 권위뿐 아니라 업계 지원이 원만히 될 수 있는 근무환경 조성이라는 중요한 의무도 수행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지부는 연구원 정상화를 위해 이사회가 앞장서길 요구하며, 이사들에게 신속한 이사회 개최와 신임 이사장 선임, 새로운 경영진단으로 연구원 경영악화를 해결하기 위한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주상호 원장은 13일 <뉴스민>과 통화에서 “작년 하반기부터 계속 힘들었고, 지금은 갚아나가는 과정”이라며 “4대 보험료 등이 한, 두 달 정도 미뤄졌는데 7,600만 원 정도로 알고 있다. 3월에 납부할 거고, 직원들에게도 이야길 해뒀다”고 말했다.
주 원장은 “경영 조건이 좋지 않지만 직원들과 합심해서 나름대로 올해는 사업도 따고 하면서 끌어가는 중”이라며 “(이사장 공석은) 다음 주 중 이사님들이 모여서 논의하고 이달 중으론 뽑아야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