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패션머티리얼이 원사(나일론-폴리에스테르) 생산 사업 중단을 선언하면서 김천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330여 명(정규직 114명, 하청업체 220명)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 회사는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면서 고용 관계를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고, 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코오롱그룹 타 계열사 배치는 불가능하다는 원칙을 세운 상태라 대규모 실직 문제가 불거지게 됐다.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은(코오롱FM) 지난 4일 사업실적의 악화로 원사 사업부문 영업정지를 밝혔다. 영업정지 일자는 오는 6월 30일이다. 코오롱FM은 원사 생산은 김천공장이 담당했고, 원단 생산은 대구와 경기도 양주 공장에서 담당했다. 이로 인해 김천공장은 현재 정상 가동이 중단됐다.
코오롱은 1957년 나일론사를, 1969년 폴리에스테르사를 국내 최초로 생산하면서 발전한 기업이다. 원사 생산이 모태다. 코오롱FM은 2008년 코오롱이 원사 사업 분야를 물적분할하면서 설립됐다. 그러나 중국업체들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사정이 지속되면서 2014년 영업손실 67억 원이 난 뒤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액이 늘어났다.
원사 사업 철수는 예견됐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코오롱FM 노동자들의 실직 문제가 문제로 남았다. 코오롱FM 측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내부적으로 퇴직수순을 밟고 있다.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배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직 지원프로그램 등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계열사로 고용승계를 통한 재배치 등은 계획이 없는 셈이다.
현재 코오롱FM 정규직 노동자들은 격일로 출근하고 있다. 코오롱FM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고용승계 여부와 관련해서는 뚜렷하게 전달받은 내용이 없어 불안한 상황이다. 이는 김천시도 마찬가지였다. 김천시청 관계자는 “회사에 확인하는데 아직 몇 명이 나간다고 확정된 인원이 없다. 확인되면 지원이 필요한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천시는 코오롱FM의 영업정지 공시 이후 구직·구인 대책상황실을 마련해 재취업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밝히며, 11일에는 경상북도와 대책회의도 열었다. 그러나 재취업 지원이 주된 대책일 뿐, 고용승계 협의 등에 대한 내용은 없다. 그리고 6월 30일 영업정지 일자에 맞춰 예산을 편성해 추경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라 당장 노동자들이 지원 받을 방법은 없다.
한편, 코오롱FM은 유동성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를 지난 4일 공시했고, 기존 대주주인 코오롱인더스트리(66.7%)에 9백만 주가 배정됐다. 코오롱FM은 오는 22일 오전 8시 경기도 과천시 코오롱타워에서 주주총회를 소집한다고 공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