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대구본부가 탄력근로제 확대 등 노동법 개악 중단,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며 더불어민주당에서 자유한국당사 앞까지 행진하며 집회를 벌였다.
6일 오후 4시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대구시 동구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앞 도로에서 ‘대구지역 총파업 대회’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탄력근로제 확대 등 노동법 개악 반대 ▲ILO(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비준 ▲제주 영리병원 저지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했다.
이날 주최 측 추산으로 약 2천명의 조합원이 모였다. 금속노조 대구지부와 건설노조 대구경북본부는 각각 2시간 파업을 벌이고 집회에 참석했다.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돌봄전담사분과는 교사 1명당 권장 학생 수(20명 이내)를 요구하며 3일째 파업 중이다. (관련 기사=대구 돌봄전담사 파업, “1인 1교실 20명 이내 배치해야”
민주노총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파업 시 대체 인력 허용, 사업장 내 쟁의행위 금지 등 내용을 담은 경영계 요구 사항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민주노총은 경사노위에 불참할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교섭권과 쟁의권을 빼앗으려는 경사노위를 해체해야 한다. 오늘 투쟁은 2019년 문재인 정권에 맞서는 총파업 선언이다”며 “문재인 정권을 끝장내는 투쟁을 각오하지 않으면 민주노총은 문 닫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공기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했다.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1단계 대상인 대구시 8개 구·군청 비정규직 CCTV 관제사들(대구지역 일반노조)은 지난 1월 말이 돼서야 첫 노사전문가협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정규직 전환 시기, 임금 체계나 근무 조건 등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
이정아 대구지역 일반노조 위원장은 “2017년 7월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뒤, 1년 7개월이 지난 지금 어떻게 됐나. 대구시 산하 기관에서 일하는 파견, 용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회사로 전환됐다”며 “정규직 밑에 공무직, 공무직 밑에 또 다른 직군을 만들어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직무급제를 도입하겠다고 한다. 이것이 우리가 엄동설한에 촛불 들고 탄생시킨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맞는가”라고 지적했다.
오는 2020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노동자 이익을 대변하는 후보를 국회의원으로 만들자는 주장도 나왔다.
정종희 금속노조 대구지부장은 “이번 노동법 개악은 대등한 노사관계를 무너뜨리는 거다. 이 개악을 막고, 법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이 필요하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진보정당이 제대로 단결했다면 우리 노동자들 대변하는 정치인이 많이 나왔을 거로 생각한다”며 “내년 총선에서 진보정당이 제대로 통합해 국회로 진출하는 정치세력화 투쟁에 민주노총 조합원이 선봉에 서자”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에 대한 규탄도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추경호(대구 달성군) 의원은 노동조합이 반대해도 사업주와 개별 노동자 서면 합의하면 탄력근로제를 도입할 수 있는 개정안(근로기준법 일부개정안)을, 이완영(경북 고령·성주·칠곡군) 의원은 이주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개정안(최저임금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들은 1시간가량 집회 후 대구시 수성구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앞까지 약 800m를 행진한 뒤, 마무리 집회를 열고 해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