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청의 초등학교 지문인식기 도입 계획에 ‘인권 침해’ 논란이 커지자 교육청이 도입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31일, 대구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기존 초등학교 주 출입문의 지문 인식 방식 안전도어시스템(지문인식기) 도입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지문인식기 도입 철회 수준은 아니지만, 카드 인식 방식 등 다른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뉴스민>과의 통화에서 “인권 문제 논란이 제기됐고, 교육청도 기술적 문제도 고려해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며 “법적 문제는 없지만, 굳이 지문인식 방식을 고집할 이유도 없다. 도입 시기가 늦어지더라도 충분한 검토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구교육청은 관내 초등학교(229개교) 주 출입문 최소 2개를 지문인식 방식으로 전환하고, 나머지 출입문은 외부에서 내부 진입만 차단하는 전자석 잠금열쇠(Electromagnetic Lock)로 교체하기로 했다. 이외에 추가적인 지문 인식 시스템 출입문이 필요하면 학교 자체 예산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교육청은 해당 사업을 위해 학교당 150만 원씩 약 3억 4천만 원을 편성했다.
교육청의 지문인식기 도입 방침에 전교조와 인권단체 등에서 ‘인권 침해’라며 지적하고 나섰다. 이들은 ▲개인정보와 사생활 침해 소지 ▲학생 통제 ▲정책 실효성 부족 등을 지적했다. 또한, 지난 28일 지문인식기 도입이 인권침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했다.
‘지문등록 반대와 인권 친화 학교를 위한 대구청소년학부모연대(가칭)’는 31일 오전 11시에는 대구교육청 앞에서 지문인식기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지문인식기 철회를 요구하며 강은희 교육감 면담을 요청했다. 교육청이 지문인식기를 전면 시행할 경우 지문 등록 거부 운동 등을 펼칠 계획도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문 정보가 유출되면 그 피해가 매우 중대하다. 해킹에 의한 유출, 오남용 피해가능성도 있어 인권 침해 소지가 크다”며 “학생 안전을 핑계로 인권 침해적이고 일방적인 지문 정보 수집을 강행해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다.
가온 아수나로 대구지부 활동가는 “기숙사에서 생활할 때 지문인식 방식을 썼었다. 출입시간, 이름, 전화번호 뒷자리가 함께 정보에 저장됐다. 학생들이 불만을 이야기해도 학교는 학생을 위한 것이라고만 했다”라며 “요즘은 지문으로 핸드폰 잠금 해제, 결제도 하는데 조금만 검색해도 지문 추출 방법이 나온다. 지문인식기는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