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종사자 비하’ 사과 요구에 홍준연 의원, “성매매 여성은 탈세범”

홍준연, “사과 안 해···행정소송, 감사원 감사도 검토”

16:42

홍준연 대구 중구의원은 성매매종사자 비하에 대해 시민단체가 사과를 요구하자 오히려 “성매매 여성은 탈세범”이라며 반발했다.

29일 오후 1시 40분, ‘대구 성매매집결지 ‘자갈마당’ 폐쇄를 위한 시민연대’ 등 시민단체 20여 명은 홍준연 의원의 비하 발언에 사과를 요구하러 중구의회를 방문했다. 앞서 홍 의원은 중구의회 본회의, 행정사무감사 등 공식 석상에서 ‘돈을 쉽게 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다시 성매매 안 한다는 보장이 없다’, ‘스스로 와서 돈 버는 사람에게 피해자라고 혈세를 준다’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시민단체가 항의 방문하자 홍 의원은 “권영진 시장이 자갈마당 재개발 위해서 자활지원금 명목으로 2,000만 원 지급하는 게 혈세 낭비가 아니냐, 조금 따져보자는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말을 꺼냈다. 이어 홍 의원은 “저는 성매매는 분명히 불법이고 성매매 여성분들이 분명히 탈세를 저지른 탈세범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주장했다.

▲29일 오후 1시 40분, 시민단체의 항의에 해명하는 홍준연 대구 중구의원
▲시민단체 회원들이 홍준연 의원 사무실에 성매매 여성 비하 발언에 항의하는 글귀를 남겼다

비하 발언 사과를 요구하려 했던 시민단체 회원들은 “탈세범”이라는 말에 거세게 항의했다. 이들은 “근거를 갖고 이야기하라”, “뻔뻔하기가 끝이 없습니다. 의원님”, “당신한테 월급 주는 게 세금 낭비다”라고 말했다.

홍준연 의원은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할 의사가 없고, 오는 1일에 열리는 중구의회 임시회 구정질의에서 류규하 중구청장에게 사업 추진 과정의 잘못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 의원은 기자와 만나서도 “소수 의견을 경청하고 다수 의견에 따를 것이지만, 사과는 안 할 것”이라며 “실제로 피해받은 여성을 명확하게 파악해, 돈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공권력을 통한 구조가 필요하다. 피해자가 아닌 자기 이익을 위해 성매매한 여성은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광역시 성매매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는 류규하 구청장이 대구시의원인 시절에 가결됐다. 구청장은 권영진 시장과 순망치한의 관계이고, 치적 쌓기를 위해 (조례를) 추진한 것”이라며“행정소송, 감사원 감사 청구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9일 오후 1시, 대구시 중구의회 앞에서 홍준연 중구의원에 대한 중구의회 차원의 조치를 요구하는 시민단체 기자회견이 열렸다

앞서 이날 오후 1시, 대구성매매집결지‘자갈마당’폐쇄를위한시민연대, 대구경북이주노동자인권노동권실현을위한연대회의,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는 대구 중구의회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연 의원에 대한 중구의회의 대책 마련 ▲더불어민주당 차원의 조치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홍준연 의원의 발언으로 혐오댓글이 넘쳐나고 있다. 일상적인 낙인과 폭력 속에 살아가는 생매매 집결지의 여성은 또다시 끔찍한 고통을 당하고 있다”라며 “성매매집결지 폐쇄의 핵심은 업주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고,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매매집결지 여성의 또 다른 불행을 막을 수 있도록 최소한의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 자갈마당에는 막다른 곳으로 내몰린 여성의 삶이 있다.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공익을 추구해야 하는 의원으로서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을 일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전근배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은 “지방의원도 공공연한 차별을 일삼고 있다. 성매매 피해 여성에 대한 자활지원은 서울, 광주, 인천, 아산, 전주 등 전국 각지에서 이뤄지고 있다”라며 “성매매에 복귀하면 환수해 강하게 조치한다. 홍 의원이 말하는 퍼주기가 아닌 최소한의 정책”이라고 말했다.

신박진영 대구 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성매매는 학력도, 자격도, 아무런 자원도 없는 여성을 받아들인다. 그들에게는 어떠한 혐오나 폭력이 일어나도 허용된다”며 “피해 여성에 대한 최소한의 지원도 아깝다고 혐오한다.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대구시당은 30일 윤리심판원을 열고 홍준연 의원에 대한 징계여부와 징계수준을 논의할 계획이다.